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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읽기 · 경영

대표가 실무를 모르면 대표가 아니다

에어비앤비를 만든 브라이언 체스키는 한때 7,000명을 거느린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핸들 없는 차에 탄 기분이었다고 말한다. 팬데믹으로 매출의 80%가 8주 만에 증발한 그날, 그는 모든 결정을 직접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사람을 관리하는 대신 '일'을 관리하라는, 그가 어렵게 배운 운영의 문법에 관하여.

2026년 6월 14일

좋은 창업자는 타고나지만, 좋은 대표는 아무도 타고나지 않는다. 브라이언 체스키는 이 한 문장을 인터뷰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창업은 직접 부딪치며 배우는 일이라 '해보면서 배우기'가 잘 통하지만, 대표 자리는 그 직관이 거의 다 틀린 자리라는 것이다. 그는 그 사실을 머리로 아는 데 십 년, 몸으로 배우는 데 또 한 번의 위기를 치렀다고 한다.

먼저 정리 화자는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의 공동 창업자이자 대표다. 미국 리즈디(RISD,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디자이너 출신 경영자다. 이 글의 인용은 한 투자 팟캐스트에 출연한 그의 발언을 옮긴 것이다. 그가 말하는 '파운더 모드(founder mode)'는 대표가 세부까지 직접 들여다보며 회사를 끌고 가는 운영 방식을 가리킨다.
7,000명
한때의 직원 수
"누가 뭘 하는지 몰랐다"
80%
팬데믹 때 8주 만에
사라진 사업
100시간
주당 근무
(2~3년간 전수 검토)
$2억→4.5억
소수 정예 팀이 1·2년 차에
낸 매출 효과

01핸들 없는 차 — 7,000명 회사에서 길을 잃다

2010년대 내내 그는 에어비앤비라는 로켓에 올라타 있었다. 신나고 굉장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2019년 무렵, 어느 아침 눈을 떠 보니 자기가 운영하는 회사가 도무지 알아볼 수 없는 모습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직원이 7,000명쯤 됐는데,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다. 핸들 없는 차에 탄 기분이었다. 왼쪽으로 돌리면 회사는 오른쪽으로 갔다."

통제력을 잃은 건 자기만이 아니었다. 아무도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 그의 표현으로는 "그냥 난장판"이었다. 수천 개의 결정이 그를 대신해 내려지고 있었다. 그는 2019년 말 꾼 꿈 이야기를 들려준다. 10년간 회사를 떠나 있다 돌아와 보니 누군가가 회사를 거대한 정치적 관료 조직으로 바꿔 놓았더라는 꿈. "그러다 깨달았다. 그게 줄곧 나였다는 걸. 내 잘못이었다. 내가 이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들었다."

02매출의 80%가 8주 만에 사라진 날

변화는 팬데믹과 함께 왔다. 같은 시기, 그는 스티브 잡스가 1997년 파산 직전의 애플로 돌아와 회사의 사소한 세부까지 직접 챙겼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도 그렇게 해 보고 싶었지만, 처음엔 회사 전체가 거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곧 팬데믹이 닥쳤다. 8주 만에 사업의 80%가 사라졌다.

"그 순간 나는 평화의 시대에서 전시로 넘어갔다. 그리고 회사 전체의 통제권을 완전히 쥐고, 다시는 놓지 않았다." 그는 2~3년 동안 회사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검토했다고 한다. 일주일에 100시간씩 일하며 사소한 세부까지 들여다봤다. 다만 그의 목표가 영원히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권한을 주기 전에, 먼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내가 알아야 했다."

"훌륭한 리더십이 좋은 사람을 뽑아 믿고 맡기는 거라고들 한다. 그런데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그들이 훌륭한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그는 대부분의 창업자가 정반대로 한다고 말한다. 사람을 뽑고, 알아서 하게 두었다가, 뒤늦게 개입한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엉뚱한 방향으로 한참 가 있다. 그가 권하는 순서는 거꾸로다. 처음엔 손에 꽉 쥐고, 시간이 지나며 마지못해 조금씩 풀어 준다. 골프를 배울 때 처음부터 코치에게 자세를 잡아야지, 혼자 익힌 뒤에 고치려면 굳어 버린 몸의 기억부터 깨야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03사람을 관리하지 말고 '일'을 관리하라

여기서 영상의 제목과 맞닿은 대목이 나온다. 그는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는 순수하게 '사람만 관리하는 관리자'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본다. 누구나 현실과 직접 닿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를 관리하는 사람도 코드를 알아야 한다. 변호사라면 그냥 사람만 관리할 게 아니라 직접 판례를 읽고 사건에 뛰어들어야 한다. 자기 분야의 그 무언가를, 직접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는 디자인 리더를 예로 든다. 사람만 관리하고 정작 디자인은 하지 않는 디자인 책임자가 그에겐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조니 아이브는 디자인을 직접 한다. 그리고 사람을 이끈다." 한 건축가가 작품을 통해 팀을 이끌었던 방식을 빌려 그는 이렇게 정리한다.

"나는 사람을 일을 통해 관리한다고 말한다. 사람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일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

일대일 면담만 잔뜩 잡아 놓고 멘토나 상담가처럼 구는 리더십은 통하지 않는다고 그는 단언한다. 물론 일 년에 몇 번쯤 직속 부하와 저녁을 먹으며 안부를 묻고 관계를 다지는 건 좋다. 다만 그건 매일의 일이 아니다. "당신은 그들의 치료사가 아니다. 일을 통해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인공지능 시대를 못 넘기는 사람은 두 부류다. 순수하게 사람만 관리하는 관리자, 그리고 변하기를 거부하는 경직된 사람.

04문제를 가능한 한 작게 — 바다 대신 욕조를 데우는 법

거대해진 회사를 다시 작게 쪼개는 실험이 이어진다. 그는 5,000명 규모가 된 회사 안에 10여 명짜리 작은 팀을 꾸려 하나의 문제에만 매달리게 했다. 손님 경험과 예약 전환율을 끌어올리는 일이었다. '기어가기-걷기-달리기-날기' 순서로, 먼저 버그를 잡고, 자신감이 붙으면 기능을 만들고, 그다음 흐름 전체를 다시 짜는 방식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그 작은 팀이 첫해에 약 2억 달러, 이듬해엔 약 4억 5천만 달러어치의 매출 효과를 냈다고 그는 말한다. 같은 모델을 가격 책정 등 다른 문제로 옮겨 가며 반복했다. 새로운 사업을 벌일 때도 똑같았다. 한 도시에서 시작해 효과가 나면 열 곳으로, 그다음 더 많은 곳으로. "에어비앤비도 뉴욕 한 도시, 사용자 100명에서 시작했다. 우버도, 도어대시도 한 도시였다."

핵심은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문제를 가능한 한 작게 만들어라. 그는 한 초기 투자자의 말을 빌린다. "큰 시장의 작은 점유율보다, 아주 작은 시장의 독점이 낫다." 모든 투자자가 큰 시장을 원하지만, 큰 시장에는 경쟁이 많다. 작은 시장에 들어가 그걸 크게 키우라는 것이다. 그는 비유 하나를 덧붙인다. 100만 명이 어렴풋이 좋아하는 것보다 100명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낫다고. 바다 전체를 데우려 하면 너무 오래 걸리고 데워졌는지도 알 수 없다. 대신 욕조를 데워라.

0511성급 경험, 그리고 갈채라는 밑 빠진 잔

그가 남긴 유명한 사고 실험이 '11성급 경험'이다. 대부분의 후기는 5성급에 몰린다. 뭔가 잘못되면 4성급, 별일 없으면 5성급이니 그 위가 없다. 그래서 그는 6성급, 7성급, 나아가 10성급, 11성급을 상상해 본다. 도착하니 좋아하는 와인과 과일이 놓여 있는 6성급, 공항에 리무진과 서핑보드가 기다리는 7성급, 코끼리 퍼레이드의 8성급, 비틀스처럼 환영받는 9성급, 일론 머스크가 우주로 데려가는 10성급.

"터무니없는 데까지 밀어붙이는 연습이다. 10성급까지 가 보면, 갑자기 6성급이나 7성급은 전혀 미친 소리처럼 들리지 않는다." 현실의 가장자리를 넘어서 본 다음 거꾸로 되짚어 와야, 비로소 한 사람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 6~7성급 경험을 만들 수 있고, 그게 곧 제품과 시장이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인터뷰 후반, 그는 성공이라는 점수판에 매달리던 자신을 되돌아본다. 에어비앤비가 100억 달러대 가치로 상장되던 날이 인생 최고의 날이었는데, 다음 날 아침 운동복 차림으로 화상 회의에 앉으니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았다고 한다. "그날이 내 인생에서 가장 슬픈 날이 됐다. 갈채가 목표였는데, 막상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갈채는 바닥에 구멍 뚫린 잔과 같다. 사랑인 줄 알고 계속 채워 넣지만, 밑으로 새어 나갈 뿐이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의 인정과 지위에서 자신을 떼어 냈다고 말한다. 어릴 적 그냥 무언가를 만들던 때처럼, 성공하려 애쓰는 대신 그저 자기가 사랑하는 것을 만들기로 했다는 것이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집중하라. 사랑하는 걸 만들고 있으면 실패할 방법이 없다." 7,000명 회사에서 길을 잃었던 디자이너는, 다시 책상이 아니라 현장으로 돌아가 직접 만드는 사람으로 남기로 했다.

비유

'일을 통해 사람을 관리한다'는 그의 말은 요리 학원과 같다. 좋은 셰프는 학생들 기분만 살피지 않는다. 함께 도마 앞에 서서 칼질을 보고, 간을 보며 가르친다. 주방에 한 번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요리사를 평가하는 원장은, 자기가 무엇을 가르치는지조차 모른다.

'문제를 작게 만들라'는 조언은 욕조와 바다의 차이다. 같은 양의 더운물을 부어도 바다는 데워졌는지 알 수 없지만, 욕조는 손만 담가도 안다. 100명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욕조를 먼저 데운 다음에야, 그 온기를 바다로 넓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