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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비용이 무너진다 — 캐시 우드가 사는 미래

ARK 인베스트의 캐시 우드는 시장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완전히 투자된 상태가 편하다"고 말한다. 그가 보는 것은 하락이 아니라 혁신 비용의 붕괴다. AI 학습·추론 비용이 매년 수십 퍼센트씩 무너지는 지금, 그는 로봇 택시, 유전자 치료, 그리고 테슬라에 베팅한다. 딥시크, 엔비디아, 일론 머스크, 그리고 규제라는 마지막 장벽에 관하여.

2026년 6월 14일

시장이 조정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투자자는 발을 뺀다. 캐시 우드는 정반대로 말한다. "지금 저점에서 사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는 완전히 투자된 상태이고, 그 상태가 아주 편하다"고 답한다. 오히려 최근 며칠 사이 "강세장이 넓게 퍼질 것이라는 확신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그가 흔들림 없이 버티는 근거는 한 가지 거대한 흐름이다. 혁신의 비용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

먼저 정리 화자는 캐시 우드(Cathie Wood)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운용사 ARK 인베스트(ARK Invest)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 테슬라를 비롯한 기술주에 대한 과감한 베팅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화는 런던에서 시장 조정 국면을 배경으로 진행된 인터뷰다. 본문의 인용은 모두 영상 속 캐시 우드의 발언을 옮긴 것이다.

01저점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 "우리는 완전히 투자돼 있다"

인터뷰는 정공법으로 시작한다. 지금 저점 매수를 하고 있느냐. 우드의 답은 단호하다. "우리는 완전히 투자된 상태이고, 그 상태가 아주 편하다." 그는 메가캡(mega cap, 시가총액이 가장 큰 초대형 기술주)도 계속 잘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엔비디아(Nvidia)에 대해서는 단서를 단다. "학습용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누리는 그 높은 위치에 대해서는 의문이 좀 있다."

그가 보는 변화의 핵심은 학습(training)에서 추론(inference)으로 무게중심이 옮겨 가는 것이다. "새로운 추론 모델이 나오면서 추론이 더 중요해질 것이고, 그쪽은 경쟁이 더 치열한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엔비디아를 일부 포트폴리오에 보유하고는 있지만 "아직 저점 매수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딥시크(DeepSeek)에 대해, 그리고 추론용 칩 수요가 학습용 칩 수요를 어떻게 앞지를지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는 것이다.

02혁신 비용의 붕괴 — 딥시크는 가속 페달일 뿐

우드가 시장의 소음 너머에서 보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혁신 비용의 붕괴다." 그는 딥시크가 그 붕괴를 더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이것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AI 비용 하락은 이미 진행되어 온 일이라는 것이다.

그가 제시하는 숫자는 구체적이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면서 AI 학습 비용은 매년 75%씩 떨어져 왔고, AI 추론 비용은 매년 85%에서 90%씩 떨어져 왔다. "딥시크는 이 매우 빠른 하락에 그저 약간의 과속을 더하고 있을 뿐"이라고 그는 정리한다. 즉 딥시크는 방향을 바꾼 사건이 아니라, 이미 가파르던 내리막에 발을 얹은 가속 페달이다.

캐시 우드가 인터뷰에서 밝힌 AI 비용 연간 하락률 — AI 학습 비용은 엔비디아 주도로 연 75%, AI 추론 비용은 딥시크의 영향으로 연 85에서 90퍼센트씩 하락한다는 막대 그래프

우드가 인터뷰에서 직접 밝힌 AI 비용 하락 속도. 학습은 연 75%, 추론은 연 85~90%씩 떨어지고 있다.

"비용이 무너진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위협이지만, 우리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신호다."

그래서 우드는 시장이 "활기차게 돌아갈 것"이라고 본다. 다만 이 새로운 현실에 시장이 적응하는 데 "조금 더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인다. 그가 가장 큰 영향을 기대하는 곳은 의외로 칩 제조사가 아니다. "AI의 가장 큰 영향은 지식 노동자의 생산성 향상이고, 그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03로봇 택시와 유전자 치료 — 8조 달러와 "질병의 종말"

비용이 무너지면 그 돈은 어디로 흘러갈까. 우드는 두 갈래를 짚는다. 첫째는 자율주행 이동수단, 즉 로봇 택시다. "지금은 사실상 아무것도 아닌 상태에서 8조에서 10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기회로 커질 것"이라고 그는 전망한다. 중국까지 포함한 수치다.

그런데 그가 "진짜 복병(sleeper)"이라고 부르는 분야는 따로 있다. 헬스케어다. "여러 종류의 염기서열 분석(sequencing) 기술, 인공지능, 그리고 크리스퍼 카스나인(CRISPR Cas9) 같은 유전자 편집 기술이 한데 모이고 있다." 이 결합이 질병을 치료할 것이라고 그는 믿는다.

$8~10조
로봇 택시가 만들
글로벌 시장 규모 전망
75% / 85~90%
AI 학습 / 추론
연간 비용 하락률
5개
ARK가 집중하는
혁신 플랫폼

이건 미래형이 아니다. "이미 질병을 치료하고 있다. 겸상적혈구병과 베타지중해빈혈이 그렇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가 그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들이 겨냥하는 다음 목표는 1형·2형 당뇨병. 우드는 이것이 성공하면 "판을 끝내는(category killer)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질병을 치료하고, AI가 생명과 죽음, 건강의 비밀을 해독하도록 돕는다고 생각해 보라."

04규제라는 마지막 장벽 — 50개의 주에서 하나의 정부로

로봇 택시와 헬스케어, 우드가 가장 기대하는 두 분야는 공교롭게도 규제가 가장 강하게 얽힌 곳이다. 그는 "안전이 먼저"라는 원칙에는 동의한다. 다만 비효율적인 규제 구조는 문제라고 본다.

로봇 택시는 미국에서 50개 주가 제각각 규제한다. "이게 하나의 규제 기관, 즉 연방 정부로 바뀔 것"이라고 그는 본다. "교통은 결국 주 경계를 넘나드니까." 헬스케어는 더 심각하다. "규제의 덤불이 산업의 목을 졸라 왔다"는 것이다. 우드가 특히 지목하는 것은 연방거래위원회(FTC, Federal Trade Commission)의 인수합병 차단이다. 큰 바이오 기업이 작은 회사를 사들이지 못하게 막은 탓에 "가격 발견(price discovery)"이 일어나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이제 그 빗장이 풀린다면, 질병을 치료하는 회사들이 대형 인수자에게 얼마짜리로 평가받는지가 비로소 드러난다. 다만 우드는 한 가지를 분명히 한다. "우리 회사들이 인수당하기를 바라는 건 아니다. 그들은 갈 길이 아직 멀다. 하지만 시장에 가격 발견이 되돌아오기를 바란다."

05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 도로 위의 700만 대 로봇

ARK의 최대 보유 종목은 테슬라(Tesla)다. 우드가 테슬라에 거는 기대의 핵심은 자율주행이다. "우리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곧 출시한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 사실상 이미 출시한 셈"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 자신이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 기능을 쓰고 있고, 안전하다고 느낀다.

그가 보는 테슬라의 결정적 무기는 데이터다. "지금 도로를 돌아다니는 사실상 700만 대의 로봇이 있다." 우드 자신도 모델 Y와 모델 3 두 대를 갖고 있는데, 이 차들이 코네티컷과 플로리다의 도로를 학습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곳의 도로에 대해, 아무도 갖지 못한 독점 데이터에서 거대한 경쟁우위를 갖는다."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정부 일까지 떠맡아 너무 많은 일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우드는 머스크를 "저격수"에 비유한다. "그는 통증 지점을 찾아 그것을 해결하는 사람이다." 2018년의 통증은 모델 3 생산이었고, 머스크는 공장 바닥에서 잠을 잤다. "이제 그는 공장 바닥에 없다. 지금은 전부 자율주행에 관한 것이다." 우드가 보기에 머스크는 "지금 일어나는 기술 융합을 진짜로 이해하는 첫 번째 CEO"이며, 그가 가진 각 회사가 "아무도 갖지 못한 독점 데이터를 만들어 내고 있다."

06영국과 유럽 — 규제의 매듭과 휴머노이드 로봇

우드가 런던에 온 이유는 투자다. ARK는 유럽에서 세 개의 펀드를 출시했다. 다섯 개 혁신 플랫폼 전부에 집중하는 기함 펀드 ARKK, 그리고 유럽 전용으로 내놓은 AI·로봇 펀드 ARKI 등이다. 그 다섯 플랫폼은 로봇공학, 에너지 저장, 인공지능, 멀티오믹 염기서열 분석(multi-omic sequencing), 블록체인이다.

우드가 특히 기대하는 것은 로봇공학과 AI의 융합이 만들어 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다. "수백만 대가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수십억 대가 될 수도 있다." 가정과 공장 모두에서 핵심 생산성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금은 집안 청소에 아무도 돈을 받지 못하지만, 로봇을 들여 청소를 시키고 그 로봇에 돈을 지불하자"는 것이다.

영국에 대한 그의 평가는 후하다. 영국은 딥마인드(DeepMind)와 ARM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AI 기업 둘"을 배출했고, 이제 벤처 자본 풀을 키워 스타트업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영국 총리와 재무장관이 같은 주에 "우리가 이걸 풀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좋은 신호로 읽는다. "문제의 절반은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 대륙에는 날을 세운다. "유럽은 영국보다 규제의 매듭에 더 깊이 묶여 있다." 그가 든 사례는 팔란티어(Palantir)다. 최고경영자 알렉스 카프(Alex Karp)가 "유럽에서 직원을 빼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매출의 4%, 많게는 7%에 이르는 벌금 위험 같은 장벽 때문이다. "유럽은 규제를 정비할 때까지 발목이 잡힐 것"이라고 그는 단언한다.

비유

캐시 우드가 보는 AI 비용은 해마다 반값 넘게 떨어지는 거대한 에스컬레이터와 같다. 남들은 칩값이 떨어지는 걸 위협으로 보지만, 그는 그 에스컬레이터가 내려가는 만큼 로봇 택시, 유전자 치료,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새 매장이 더 싸게 문을 연다고 본다. 그가 사는 것은 지금의 주가가 아니라, 비용이 무너진 뒤 열릴 그 매장들이다.

규제는 그 매장 앞에 쳐진 50겹의 출입 통제선이다. 로봇 택시는 50개 주가 제각각 막아서고, 바이오는 인수합병을 가로막는 빗장에 묶여 있다. 우드의 베팅은 결국 "이 통제선이 하나둘 걷힐 것"이라는 데 걸려 있다. 빗장이 풀리는 순간, 무너진 비용 위에 지어진 시장이 단번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