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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은 볼록하다 — 조 론스데일이 피터 틸에게 배운 것

팔란티어·애드파·8VC를 세운 조 론스데일은 스물한 살에 피터 틸 곁에서 일을 배웠다. 그가 꼽는 핵심은 화려한 비전이 아니라 단 하나의 습관 — "흩어지지 않는 것"이다. 노력이 왜 '볼록한 곡선'인지, 그리고 왜 분산이 용기 없음인지.

2026년 6월 14일

좋은 멘토에게서 배우는 것은 대개 거창한 전략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각도다. 조 론스데일(Joe Lonsdale)은 피터 틸(Peter Thiel)에 대해 "그는 늘 직각으로 비낀 시선에서 세상을 보고, 중요한 일의 핵심 이유를 새롭게 분해해 낸다"고 말한다. 그를 만날 때마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다.

이 글은 그 배움을 다섯 갈래로 정리한다. 흥미로운 점은, 첨단 기술 기업을 여럿 세운 사람이 강조하는 것이 정작 가장 평범한 단어들 — 집중, 좋아하는 일, 그리고 마지막 1%의 노력 — 이라는 데 있다.

먼저 정리 화자는 조 론스데일이다. 2000년대 초 피터 틸과 함께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alantir)를 공동 창업했고, 이후 자산관리 핀테크 애드파(Addepar)와 벤처캐피털 8VC를 세웠다. 인터뷰에서 그는 약 15년 전 "피터 틸에게서 배운 핵심 교훈 9가지"를 글로 정리했다고 회고하며, 그중 몇 가지를 풀어놓는다.

01노력은 볼록하다 — 90%와 99%의 격차

론스데일이 가장 먼저 꺼내는 개념은 "노력은 볼록하다(effort is convex)"는 것이다. 볼록한 곡선이란, 막판으로 갈수록 한 단위의 노력이 주는 보상이 급격히 커지는 모양을 말한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어떤 일에 시간의 80%를 쏟는 것은, 90%를 쏟는 것의 절반 정도 가치밖에 안 된다. 마지막 그 한 조각의 노력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백분위에 있다. 90백분위(상위 10%)에 머무는 것과 99백분위(상위 1%)에 오르는 것의 차이는, 단순히 9%포인트가 아니다. 99백분위는 곧 1등을 뜻하고, "1등이라는 자리는 그 자체로 엄청난 값어치를 가진다." 노력을 조금 더 짜내 90에서 99로 올라서는 순간, 보상은 비례가 아니라 도약으로 커진다.

80% → 90%
집중도 10%p 차이가
결과를 약 2배로
90 → 99
백분위 한 끗 차이가
'1등'이라는 도약으로

02이유는 하나로 좁혀라

두 번째 교훈은 "이유를 핵심 요소로 분해하라"는 것이다. 무언가를 할 때 진짜 이유들을 쪼개 보면, 보통 1번 이유가 나머지를 다 합친 것보다 훨씬 커야 한다. 론스데일은 단호하게 말한다. "당신이 '이 사업을 하는 이유가 네 가지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충분히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거의 항상 지배적인 단 하나가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원칙이 겹친다. 지능을 매우 높이 평가하라. 결국 가장 명석한 사람들이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유를 하나로 좁히는 일도, 그 하나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일도, 결국 가장 뛰어난 사람을 알아보고 그에게 거는 데서 출발한다.

03흩어지지 않는 것이 용기다

앞의 두 교훈은 하나의 결론으로 모인다 — 집중. 론스데일은 자신이 이룬 가장 중요한 일들이 모두 "한동안 한 가지에 깊이 몰입할 수 있었을 때" 나왔다고 말한다. 팔란티어든, 애드파든, 8VC에서 몇 달씩 매달린 투자 논제든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가 투자하거나 함께 일하는 조건은 단 하나다. "정말 대단한 누군가가 그것을 자신의 '본업'으로 삼고 올인할 것."

그는 분산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요즘 많은 사람이 인큐베이터를 하거나, "다섯 개 프로젝트를 돕겠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일종의 겁먹음이라는 것이다.

"여러 개에 발을 걸치는 건 비겁함의 한 형태다. '이게 최고다, 내가 박살 내겠다'고 말하기가 두려운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의 99.9%는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게 그의 관찰이다. 그리고 그는 이 용기를 위험과 연결한다. "우리는 모두 실존적 위험을 두려워하도록 진화했다. 옛날엔 한 가지에 올인했다 실패하면 굶어 죽거나, 사자에게 잡아먹히거나, 옆 부족에게 짓밟혔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적 안전망이 있다. "3천 년 전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들조차 마땅히 져야 할 위험을 지지 않는다."

04완벽주의와 미루기는 종이 한 장 차이

그는 스물한 살 때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 다음 날 뉴욕에서 있을 발표 —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위험을 다룬 — 를 앞두고 사무실 몇 명과 밤을 새웠다. 투자자들 앞에 서기 전, 그것을 "절대적으로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비행기에 올라타서까지 자료를 다듬었다. "무엇 하나라도 부족하면 그건 용납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함정을 짚는다. 완벽주의는 종종 품질 관리로 위장한 미루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빨리 움직이고 부수는" 실리콘밸리식 태도와의 긴장이 여기 있다. 그의 해법은 단순하다. 마감을 짧고 타이트하게 잡아라. 그 시간 안에서 할 수 있는 한 가장 강하게 만든다. 다음 날까지 끝내야 한다면 5주를 들일 수는 없다 — 그 제약이 완벽주의가 미루기로 변질되는 것을 막는다. "완벽을 미루기의 핑계로 쓰는 순간 그것은 문제가 된다."

05좋아하는 일이 곧 효율이다

마지막 교훈은 성공한 다음에 찾아오는 역설을 다룬다. 성공할수록 "하기 싫은 일은 안 해도 되는" 자유가 생기지만, 동시에 아무도 무엇을 하라고 말해 주지 않는 책임이 따라온다. 예전엔 정해진 선로 위를 달렸다면, 이제는 매번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스스로 골라야 한다. 그리고 예전 같으면 뛸 듯이 기뻤을 기회가 하루에도 열 번씩 찾아오기에, "그건 지금 할 시간이 없다"고 거절하는 일이 가장 어려워진다. 충분히 거절하지 못하는 시기에는 "뭔가 해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끝내지 못한다."

그가 내놓는 기준은 "좋아하는 일"이다.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르면, 회사와 삶을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부분을 하도록 구성하고, 잘 못하거나 싫어하는 부분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라는 것이다. 이유는 감상적이지 않고 기능적이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뇌 전체가 켜지기 때문이다.

그는 체스 그랜드마스터를 예로 든다. 최고의 기사들이 둘 때 뇌를 촬영하면, 늘 감정 영역이 함께 켜져 있고 뇌의 여러 부분이 총동원된다. "정말 좋아하면 마음 전체가 관여하고, 그 힘을 일에 쏟아붓게 된다." 오픈AI의 '인간 수행(human performance)' 책임자가 된 코치 조 허드슨(Joe Hudson)의 말로 그는 이를 압축한다. "즐거움이 곧 효율이다(enjoyment is efficiency)." 진심으로 좋아하면 더 적은 입력으로 더 많은 출력이 나온다 — 몰입(flow)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비유

"노력은 볼록하다"는 말은 등산으로 옮기면 쉽다. 정상 바로 아래 마지막 10미터가 가장 가파르지만, 그 10미터를 오른 사람만 "정상에 섰다"고 말할 수 있다. 9부 능선에 멈춘 사람과 정상에 선 사람의 차이는 거리로는 10미터지만, 의미로는 '오른 사람'과 '못 오른 사람'으로 갈린다.

분산을 경계하라는 말은 돋보기와 같다. 햇빛을 한 점에 모아야 종이가 타지, 넓게 흩으면 따뜻하기만 하고 아무것도 태우지 못한다. 다섯 군데에 발을 걸치는 것은 돋보기를 흔드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