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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읽기 · 삶

75년을 지켜본 끝에 — 하버드 연구가 찾은 행복한 사람들의 공통점

사람을 평생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한 연구진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1938년부터 724명의 인생을 75년 동안 지켜보았다. 부도, 명성도, 더 열심히 일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들이 발견한 단 하나의 답은 좋은 관계였다.

2026년 6월 14일

우리는 대개 사람의 삶을 기억에 의지해 짐작한다. 그러나 화자의 말처럼 "기억은 결코 또렷하지 않고, 때로는 노골적으로 창의적"이다. 우리는 인생에서 일어난 일의 상당 부분을 잊는다. 그래서 그는 다르게 묻는다. 사람을 십 대 시절부터 노년까지, 삶이 펼쳐지는 그대로 지켜볼 수 있다면 어떨까. 그의 연구진은 실제로 그렇게 했다.

먼저 정리 화자는 하버드 성인발달 연구(Harvard Study of Adult Development)의 네 번째 책임자다. 그는 이 연구가 "지금까지 이루어진 성인의 삶에 관한 가장 긴 연구일지 모른다"고 소개한다. 본문의 인용은 모두 강연 속 발언을 옮긴 것이며, 등장하는 수치 또한 강연에서 화자가 직접 밝힌 것이다.

01무엇을 좇는가 — 부와 명성을 향한 질주

화자는 한 설문 이야기로 시작한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인생 목표를 물었더니, 80%가 넘는 응답자가 "부자가 되는 것"을 꼽았다. 같은 젊은이들 가운데 또 50%는 "유명해지는 것"을 또 하나의 주요 목표로 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끊임없이 같은 말을 듣는다. 일에 몸을 던지고, 더 세게 밀어붙이고, 더 많이 이루라고. 좋은 삶을 가지려면 바로 그것들을 좇아야 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화자는 이 통념에 정면으로 의문을 건다. "지금 당신의 미래의 가장 나은 자신에게 투자한다면,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쏟겠는가?"

위쪽 막대그래프는 밀레니얼 세대가 꼽은 인생 목표로 부자가 되는 것 80퍼센트, 유명해지는 것 50퍼센트. 아래쪽 로그 눈금 막대그래프는 하버드 성인발달 연구의 규모로 추적 기간 75년, 처음 추적한 남성 724명, 지금도 참여 중인 생존자 약 60명, 연구 중인 자녀 세대 2000명 이상.

젊은 세대가 좇는 목표(위)와 75년 연구가 지켜본 규모(아래). 강연 속 수치를 그대로 옮겼다. 아래 그래프는 값의 차이가 커 가로축을 로그 눈금으로 표시했다.

0275년, 724명 — 한 생애 전체를 지켜보다

이런 연구는 극히 드물다. 비슷한 시도는 대개 10년 안에 무너진다고 화자는 말한다. 참가자가 너무 많이 빠져나가거나, 연구비가 마르거나, 연구자가 다른 데 정신이 팔리거나, 혹은 세상을 떠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도 공을 더 멀리 굴리지 못한다." 그런데 이 연구는 운과 여러 세대 연구자들의 끈기가 겹쳐 살아남았다.

숫자가 그 끈기를 보여준다. 75년 동안 724명의 남성의 삶을 해마다 추적했다. 그들의 일, 가정, 건강을 묻고 또 물었다 — 그 인생이 어떻게 끝날지 아무도 모르는 채로. 처음의 724명 가운데 약 60명이 아직 살아 있고, 대부분 90대에 접어들어 여전히 연구에 참여한다. 이제 연구진은 이들의 자녀 2,000여 명까지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75년
한 사람의 삶을
추적한 기간
724명
처음 연구에
들어온 남성
약 60명
90대가 되어 지금도
참여 중인 생존자

1938년부터 추적한 대상은 두 집단이었다. 첫째는 하버드 대학 2학년생들로, 이들은 2차 세계대전 중에 대학을 마치고 대부분 참전했다. 둘째는 보스턴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의 소년들이었다. 1930년대 보스턴에서 가장 곤궁하고 불우한 가정 출신이라는 이유로 일부러 고른 아이들이었고, 다수는 더운물과 찬물이 나오지 않는 셋방에 살았다. 화자는 이들이 자라난 길을 담담히 나열한다. 공장 노동자와 변호사, 벽돌공과 의사가 되었고, 한 명은 미국 대통령이 되었으며, 일부는 알코올 의존이나 조현병을 겪었다. 어떤 이는 밑바닥에서 꼭대기까지 올랐고, 어떤 이는 정반대 방향으로 내려갔다.

그렇게 모은 자료가 수만 페이지에 이른다. 설문지만 보내는 게 아니라, 거실에 앉아 인터뷰하고, 의료 기록을 받고, 피를 뽑고, 뇌를 촬영하고, 부부가 가장 깊은 걱정을 나누는 장면을 녹화했다. 그렇게 쌓인 모든 정보에서 그들은 무엇을 배웠을까.

03첫 번째 교훈 — 외로움은 사람을 죽인다

가장 또렷한 메시지부터 화자는 못 박는다. "좋은 관계가 우리를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하게 한다. 그게 전부다." 그 위에 세 가지 큰 교훈이 따른다.

첫 번째는 사회적 연결이 우리에게 정말로 이롭고, 외로움은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다. 가족, 친구, 공동체와 더 잘 이어진 사람은 더 행복하고, 신체적으로도 더 건강하며, 덜 연결된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 반대로 외로움의 경험은 독성을 띤다. 원치 않게 고립된 사람은 덜 행복하고, 중년에 더 일찍 건강이 무너지며, 뇌 기능도 더 빨리 떨어지고, 외롭지 않은 사람보다 짧게 산다.

"어느 순간이든, 미국인 다섯 명 중 한 명 이상이 자신이 외롭다고 답한다."

그리고 화자는 한 가지를 덧붙인다. 외로움은 혼자 있을 때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군중 속에서도 외로울 수 있고, 결혼 생활 안에서도 외로울 수 있다."

04두 번째 교훈 — 수가 아니라 질이다

두 번째 교훈은 친구의 나 결혼 여부가 아니라, 가까운 관계의 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갈등 한가운데서 사는 것은 건강에 정말 해롭다고 화자는 말한다. 애정이 별로 없는 고갈등 결혼은 건강에 매우 나쁘며, 어쩌면 이혼하는 것보다 더 나쁠 수 있다. 반대로 따뜻하고 좋은 관계 속에서 사는 것은 사람을 보호한다.

이 대목에서 연구진은 한 가지를 시험했다. 80대에 이른 참가자들을 두고, 중년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누가 행복하고 건강한 노인이 될지 미리 알 수 있었을지 들여다본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50세에 알고 있던 모든 정보 가운데, 노년을 예측한 것은 중년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아니라 관계에 얼마나 만족했는가였다.

50세에 관계에 가장 만족했던 사람이 80세에 가장 건강했다.

좋은 관계는 늙어 가며 맞는 화살들로부터 우리를 막아 주는 듯하다. 가장 행복하게 짝을 이룬 이들은 80대에, 신체적 통증이 더 심한 날에도 기분만큼은 그대로 행복했다고 답했다. 반면 불행한 관계에 있던 사람들은 통증이 심한 날 그 고통이 더 큰 감정적 고통으로 증폭되었다.

05세 번째 교훈 — 좋은 관계는 뇌를 지킨다

세 번째 교훈은 좋은 관계가 몸뿐 아니라 까지 지킨다는 것이다. 80대에 안정적으로 애착된 관계, 필요할 때 상대에게 기댈 수 있다고 진심으로 느끼는 관계 속에 있는 사람은 보호를 받는다. 그런 이들의 기억은 더 오래 또렷하게 유지된다. 반대로 정말 기댈 수 없다고 느끼는 관계 속 사람들은 더 이른 기억력 저하를 겪는다.

흥미로운 것은, 그 좋은 관계가 늘 매끄러울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화자가 든 예는 의외다. 어떤 80대 부부는 날이면 날마다 티격태격 다투었지만, 힘들 때 정말로 서로에게 기댈 수 있다고 믿는 한, 그 다툼은 기억력에 해를 끼치지 않았다.

06왜 이토록 외면되는가

좋은 관계가 건강과 안녕에 이롭다는 이 메시지는 "언덕만큼이나 오래된 지혜"라고 화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얻기 어렵고, 또 이토록 쉽게 무시될까.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답한다.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손쉬운 해결책, 한 번에 삶을 좋게 만들고 그대로 유지해 줄 무언가다. 그런데 관계는 지저분하고 복잡하며, 가족과 친구를 돌보는 일은 멋지거나 화려하지 않다. 게다가 평생 가는 일이고, 끝이 없다.

은퇴 후 가장 행복했던 사람들은 일터의 동료를 새로운 놀이 친구로 적극 바꿔 간 사람들이었다고 화자는 전한다. 젊은 시절 많은 참가자들 역시 설문 속 밀레니얼처럼 명성과 부와 높은 성취가 좋은 삶의 조건이라 믿었다. 그러나 75년에 걸쳐 거듭 드러난 것은, 가장 잘 살아낸 사람은 가족과 친구와 공동체와의 관계에 몸을 기댄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관계에 몸을 기댄다는 건 무엇일까. 화자는 그 가능성이 사실상 끝이 없다고 말한다. 화면 보는 시간을 사람과 보내는 시간으로 바꾸는 것만큼 단순한 일일 수도 있고, 함께 새로운 것을 하며 무뎌진 관계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일 수도 있다. 긴 산책, 데이트하는 밤, 혹은 오랜 세월 말을 섞지 않은 가족에게 다시 손을 내미는 것 — 흔하디흔한 가족 간의 반목은 원한을 품은 사람에게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하기 때문이다.

화자는 한 세기도 더 전, 자기 삶을 돌아보며 쓴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글로 강연을 맺는다.

"시간이 없다. 그토록 짧은 인생에 다툼과 사과, 가슴앓이, 셈을 따지는 일에 쓸 시간은. 오직 사랑할 시간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시간은, 말하자면, 한순간뿐이다."

좋은 삶은 좋은 관계 위에 지어진다. 75년의 기록이 도달한 결론은 그 한 문장이었다.

비유

이 연구는 나무 한 그루의 일생을 75년 동안 곁에서 지켜본 정원사와 같다. 사람들은 보통 다 자란 나무를 보고 "아마 좋은 햇볕을 받았겠지" 하고 거슬러 짐작하지만, 기억은 흐릿하고 때로 제멋대로 꾸며진다. 이 정원사는 짐작하지 않았다. 묘목 시절부터 해마다 옆에 서서 무엇이 그 나무를 끝까지 푸르게 했는지 직접 적어 두었다.

그렇게 적어 보니, 나무를 살린 건 비싼 비료(부)도, 남들이 알아주는 위치(명성)도 아니었다. 뿌리끼리 땅속에서 서로를 붙잡아 준 다른 나무들이었다. 가까이 선 나무들과 뿌리가 얽힌 나무는 가뭄과 바람을 견뎠고, 홀로 선 나무는 먼저 시들었다. 좋은 관계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를 붙드는 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