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읽기 · 커리어
투자은행에서 살아남는 법 — 짐 도노반이 학생들에게 건넨 조언
"이 일은 어렵고, 대단히 보람 있다. 그리고 치열하게 경쟁적이다. 이 방에 있는 사람 대부분은 투자은행가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한 베테랑 투자은행가가 학생들 앞에서 꺼낸 첫 마디는 위로가 아니라 경고였다. 그가 그 자리에서 풀어놓은, 면접에서 일자리를 얻고, 살아남고, 끝내 정점에 오르는 길에 관하여.
강연은 보통 듣는 사람을 들뜨게 하려 한다. 짐 도노반(Jim Donovan)은 정반대로 시작한다. "투자은행 일은 어렵다. 동시에 대단히 보람 있다. 그리고 치열하게 경쟁적이다. 이 방에 있는 사람 대부분은 투자은행가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곧장 한 발 물러나 범위를 넓힌다. "이 방이 아니라, 내가 이야기를 건네는 대부분의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한다." 그러니 오늘의 이야기는 그 낮은 확률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도노반은 강연을 세 부분으로 나눈다. 첫째는 면접 — 일자리를 얻는 법. 둘째는 그 일자리를 지키는 법, 즉 젊은 애널리스트나 어소시에이트로 살아남는 법. 셋째는 그 일에 통달하는 법, 곧 정상급 시니어 투자은행가가 되는 법이다. 그는 각 단계마다 구체적인 조언을 하나씩 꺼낸다. 막연한 격려가 아니라, 내일 아침 당장 따라 할 수 있는 행동들이다.
01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한다 — 길이 좁아진다는 전제
도노반의 출발점은 냉정하다. 투자은행은 들어가기도 어렵고, 들어간 뒤 버티기는 더 어렵고, 정점에 오르는 사람은 그중에서도 극소수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강연 구조 자체가 하나의 깔때기다. 면접의 문을 통과하고, 신입의 시기를 살아남고, 끝내 정상급에 이르는 길은 단계가 올라갈수록 좁아진다.
흥미로운 것은 단계가 좁아질수록 조언의 무게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면접 단계의 조언은 기술적이고 준비 가능한 것들이다. 살아남기 단계의 조언은 태도와 습관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정점 단계의 조언은 거의 인격과 직업윤리에 가깝다. 도노반이 제시한 조언의 수를 단계별로 늘어놓으면, 이 강연이 어디에 무게를 싣는지가 한눈에 보인다.
도노반이 강연을 나눈 세 단계와 각 단계의 조언 수. 면접 4가지, 살아남기 6가지, 정점 6가지 — 길은 갈수록 좁아진다.
"이 일은 어렵다. 그리고 대단히 보람 있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은 투자은행가로 성공하지 못한다."
02면접 전 — 신문을 읽고, 숫자의 언어를 익혀라
도노반은 면접에 관한 조언을 네 가지로 추린다. 회사 조사, 자신감 있는 태도, 이력서를 막힘없이 설명하는 능력 같은 기본기는 이미 갖췄다고 전제한 위에, 그 위에 얹을 네 가지다. 둘은 면접 전에 할 일, 둘은 면접 중에 할 일이다.
면접 전에 할 첫 번째는 단순하다. 월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을 매일 읽어라. 그것도 매일 세 꼭지를. 하나는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같은 거시경제 기사, 하나는 특정 산업이나 기업 또는 거래에 관한 기사 — 최근 발표된 인수합병이나 기업공개(IPO), 또는 막 실적을 발표한 회사가 그 실적이 좋은지 나쁜지 그리고 왜 그런지에 관한 기사 — 그리고 하나는 사설(op-ed) 면의 글이다. "예외 없이,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세 꼭지"라고 그는 못 박는다.
그 이유는 효율에 있다. "하루 15분이면 된다. 어렵지 않다. 그렇게 하면 6개월, 12개월 뒤 자신이 얼마나 많이 알게 되었는지에 놀랄 것이다." 게다가 부수적인 이득이 따라온다. "투자은행가들이 쓰는 전문 용어, 그 업계의 말을 해독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니 일찍, 매일, 세 꼭지, 15분이다.
면접 전에 할 두 번째는 회계의 골격을 익히는 것이다. 세 가지 재무제표와 친해져라.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모른다면 지금 찾아보고, 가능하면 재무회계 수업을 들어 두라는 것이다. "이 재무제표들이 서로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익숙해지고, 적어도 기본 수준에서는 그것들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화려한 분석이 아니라, 숫자가 어떤 언어로 이어져 있는지를 읽는 기본기다.
03면접 중 — 상대가 말하게 하고, 닫힌 질문을 피하라
면접장 안에서 할 일은 둘이다. 첫째, 도노반은 청중에게 묻는다. 사람들이 가장 즐겨 이야기하는 주제가 무엇이냐고. 답은 자기 자신이다. "냉소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것은 심리적 사실이다." 그러니 면접에서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면접관이 자기 이야기를 하게 만들어라.
방법은 질문이다. "왜 투자은행가가 되기로 하셨나요? 왜 이 회사에서 일하기로 하셨나요? 지금까지 다룬 거래 중 가장 흥미로웠던 건 무엇이고, 왜 그랬나요?" 이런 질문은 두 가지를 동시에 얻게 한다. 면접관이 면접을 더 즐기게 되고 — 그것은 당신에게 좋은 일이다 — 동시에 가장 진솔하고 진정성 있는 답을 끌어낸다. 당신이 가장 많이 배우는 순간이기도 하다.
둘째 조언은 질문의 형태에 관한 것이다. 예/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을 피하라. 문장으로, 이왕이면 여러 문장으로 답해야 하는 열린 질문을 던지라는 것이다. 도노반의 표현이 인상적이다. "이 면접을 대화로 만들어라. 심문이 아니라." 면접을 일방적으로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라 두 사람이 주고받는 자리로 바꾸는 순간, 합격의 가능성은 올라간다.
04살아남기 (1) — 본보기를 찾고, 자존심을 버리고, 적어라
일자리를 얻은 뒤, 도노반은 살아남기 위한 여섯 가지 조언을 꺼낸다. 첫째는 본보기를 찾는 일이다. 역할 모델을 찾되, 기준은 오로지 하나 — 실력이다. 당신보다 한두 해 앞선 사람 중 그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을 찾으라는 것이다. "그 사람과 공통점이 많을 필요도 없고, 심지어 그를 좋아할 필요도 없다." 그저 최고를 찾아, 그 사람의 행동과 태도를 본떠라. "바퀴를 다시 발명할 이유가 없다. 누군가가 그 일을 아주 잘하고 있다면, 지켜보고, 연구하고, 그를 보며 배울 수 있는 만큼 배워라."
둘째는 자존심에 관한 것이다. 당신에게 자존심이 없다는 걸 분명히 보여라. "당신에게 너무 하찮아서 못 하겠다는 일은 없다는 것을, 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라." 도노반은 더 나아가, 신입 시절 첫 달에는 차라리 허드렛일에 자원하라고 말한다. "커피를 가져오고, 복사를 하라. 자존심이 없다는 걸 분명히 하라."
셋째는 적는 일이다. 메모하라. 고객, 잠재 고객, 상사와의 회의에서 받아 적으라는 것이다. 그것이 세 가지를 전한다. 당신이 진지하다는 것, 상대의 말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 가장 중요하게 — 회의에서 나온 내용과 그 뒤에 해야 할 일을 잊지 않으리라는 안심이다.
여기서 도노반은 식당 비유를 든다. 친구 여섯이 식당에 앉았는데 종업원이 주문을 하나도 적지 않고 "좋습니다, 음식 갖고 오겠습니다" 하고 가 버린다면. "나는 30분 뒤에 내가 시킨 샐러드가 나올지, 아니면 미트로프가 나올지 궁금해진다. 적힌 게 없으니까." 기억력이 아무리 좋아도 상관없다. "적어라, 회의를 다시 정리해라, 상사와 할 일을 짚어라. 그러면 상사의 마음이 편해진다. '아, 이 친구가 알아서 하는구나' 하고."
05살아남기 (2) — 가장 열심히 일하고, 첫인상을 지키고, 멈추지 마라
넷째 조언은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열심히 일하라. 도노반은 단호하다. "오해하지 마라. 투자은행에서 가장 성공하는 애널리스트와 어소시에이트는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다. 끝. 마침표." 골프를 잘 치든, 수영이나 테니스를 잘하든, 프로 스포츠에 해박하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얼마나 열심히 일할 의지가 있느냐다. 그것을 각오하라. 이 일은 힘들다."
다섯째는 첫인상에 관한 것이다. 좋은 첫인상도, 나쁜 첫인상도 오래 간다. 그래서 특히 초기에는 반응이 빨라야 한다. "시니어 투자은행가에게 애널리스트나 어소시에이트에게 보낸 이메일이나 문자가 오랫동안 답이 없는 것보다 답답한 일은 없다." 도노반은 사람들이 외삽한다는 점을 짚는다. 처음 다섯 번의 상호작용에서 당신이 늘 빠르게 답하고 한 번도 공을 떨어뜨리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 모습이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가정한다. 반대로 처음 다섯 번이 굼뜨고 빠뜨리는 일이 잦으면, 그들은 나쁜 쪽으로 외삽하고, 그 인상에서 회복하기란 지독하게 어렵다.
판단하는 첫 상호작용 수
읽는 데 드는 시간
재무제표의 수
여섯째는 멈추지 않는 일이다. 배움을 멈추지 마라. 입사 2년 차에도, 3년 차에도 매일 월스트리트 저널을 읽으라는 것이다. 동료들에게 질문하고, 둘째 해와 셋째 해를 첫 면접 때와 똑같은 열정과 강도로 대하라. "가장 성공하는 애널리스트와 어소시에이트는 그렇게 한다. 그들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이룬 것에 안주하지 않는다."
06정점 (1) — 손해를 무릅쓴 조언, 그리고 입장
세 번째 단계는 정상급 시니어가 되는 법이다. 여기서도 여섯 가지인데, 첫 두 개가 특히 묵직하다. 첫째는 신뢰에 관한 것이다. 고객에게는 고객을 위한 최선의 조언을 하라 — 그것이 당신의 이익에 반할 때 특히 그렇게 하라. 도노반은 단언한다. "고객과 신뢰를 쌓는 데 이보다 나은 방법은 없다. 당신의 이익에 반한다는 걸 고객이 아는 조언을 주는 것, 무슨 일이 있어도 그렇게 하는 것이다."
둘째는 태도에 관한 것이다. 입장을 취하라. 얼버무리지 마라. 고객이 당신을 고용한 것은 조언을 받기 위해서다. 그러니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하라는 것이다. "다섯 가지 선택지를 주고 '알아서 고르세요' 하지 마라. 당신이 하나를 골라 그것을 옹호하라. 선택지를 제시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하나를 위해 변론하라. 당신이라면 무엇을 권하겠는지 말하라. 그게 그들이 당신을 고용한 이유다."
07정점 (2) — 역경을 반기고, 규율에 통달하라
셋째 조언은 역경에 관한 것이다. 역경을 끌어안고, 그 속에서 기뻐하라. 도노반은 역경이야말로 이 일에서 당신을 더 낫고 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지름길을 택하기 쉬운 이유를 그는 정직하게 짚는다. "전화기와 인터넷이 있고, 답이 손끝에 널려 있으니까." 그러면서 구체적인 장면을 든다. 누군가 당신에게 엑셀 모델을 만들라고 시키면, 인터넷에서 비슷한 모델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유혹에 저항하라. 당신의 모델을 직접 만들어라. 지름길의 유혹에 저항하라. 참호 속에서 살아라."
그가 든 비유는 군대의 것이다. "최고의 지휘관들은 참호 속에서 살았다. 그들의 기술은 거기서 벼려졌다." 역경을 반기면 더 강해져서 나온다는 것이다. "역경을 만났을 때 실망하거나 두려워하거나 화내지 마라. 그것을 끌어안고, 당신을 강하게 만들 무언가로 보라."
넷째는 규율이다. 규율에 통달하라. "이 일은 엄청난 규율을 요구한다. 일 안에서도 밖에서도 그것에 통달하라." 사람마다 의미는 다르다고 그는 덧붙인다. 누군가에게는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 누군가에게는 시간 관리다. "미루지 마라. 받은 편지함에 일이 쌓이게 두지 마라. 목록을 만들어라. 미루지 마라. 지독하게 규율 있는 사람이 되어라."
08정점 (3) — 실력으로 자유를 사고, 결코 포기하지 마라
다섯째 조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묻는 사람들에게 도노반이 늘 들려준다는 답이다. 실력으로 증명하라. 자신이 하는 일에서 정말로 뛰어나면, 하고 싶지 않은 일에 시간을 쓰지 않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가장 뛰어난 투자은행가이거나 그중 하나라면, 좋아하는 일을 하러 시간을 좀 — 사실은 많이 — 빼더라도 누구도 당신을 나무라지 않는다." 워라밸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의 답은 한결같다. "당신이 하는 일을 정말, 정말 잘하는 것이다. 그러면 아무도 당신을 힘들게 하지 않는다."
마지막 여섯째는 그가 삶의 좌우명으로 삼으라고 권하는 한마디다. 결코,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아니오"를 답으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식당 예약을 잡는 일부터, 일자리를 얻는 일, 새 고객을 얻는 일까지 — 하는 모든 일에 이 태도를 적용하라. 도노반은 강연을 이 문장으로 닫는다. "좋은 투자은행가와 위대한 투자은행가를 가르는 것은, 위대한 이들은 결코,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돌아보면 도노반의 열여섯 조언은 어느 하나도 비밀스럽지 않다. 신문을 읽고, 상대를 궁금해하고, 받아 적고, 답을 빨리 하고, 손해를 무릅쓰고 진실을 말하고, 포기하지 않는다. 누구나 들으면 안다. 다만 그 평범한 행동들을 매일, 6개월, 12개월, 몇 년에 걸쳐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해내는 사람만이 좁아지는 길의 끝에 선다는 것 — 그것이 그가 처음부터 "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한 이유다.
도노반의 강연을 산을 오르는 일에 비유해 보자. 면접은 입산 허가를 받는 절차다. 신문을 읽고 재무제표를 익히는 일은 등산화를 갖춰 신고 지도를 외우는 준비다. 살아남기는 베이스캠프에서 고산병을 견디는 구간이다. 가장 잘 오르는 선배를 따라 걷고, 짐을 마다하지 않고, 매번 빠르게 호응하는 사람만이 다음 캠프로 올라간다. 정점은 정상 직전의 가파른 벽이다. 여기서는 기술보다 인격이 시험받는다 — 자기에게 손해여도 진실을 말하고, 지름길의 밧줄을 마다하고, 마지막 한 걸음에서 결코 멈추지 않는 사람만이 꼭대기를 밟는다.
그가 든 식당 종업원의 비유도 같은 결이다. 주문을 적지 않는 종업원에게 우리는 불안을 느낀다. 메모하는 신입은 곧, 주문을 또박또박 적어 손님을 안심시키는 종업원이다. 실력이란 결국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일이고, 그 작은 신뢰가 쌓여 좁은 길의 끝까지 사람을 데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