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읽기 · 삶
10억 달러를 벌고도 행복하지 않았다 — 저스틴 칸의 쾌락의 쳇바퀴
31살에 트위치를 10억 달러 가까운 값에 팔았고, 35살에도 여전히 불행했다. 트위치 공동창업자 저스틴 칸(Justin Kan)은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라는 한 단어로 설명한다. 성취해도 만족은 잠깐, 다시 더 큰 것을 좇아 달리게 되는 굴레. 그가 직접 빠졌다가 깨달은, 그 쳇바퀴에서 내려오는 법.
저스틴 칸의 이야기는 자랑이 아니라 고백에서 시작한다. "31살에 우리는 트위치(Twitch)를 10억 달러에 팔았다. 나는 평생 꿈꾸던 모든 것을 이뤘다. 그런데 35살이 되었을 때, 나는 내가 늘 그랬던 만큼 불행하다는 걸 깨달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모든 것을 손에 넣은 사람이 왜 행복하지 않은가. 그는 이 질문을 들고 행복이라는 토끼굴(rabbit hole) 속으로 깊이 파고들었고, 거기서 인간의 한 가지 본성을 발견했다.
01"절대 만족하지 마라"는 말의 두 얼굴
칸은 사업의 세계에서 자주 듣는 말이 하나 있다고 한다. "절대 만족하지 마라(Never be satisfied)." 끝없는 정복을 멋진 것으로 떠받드는 말이다. 더 높이, 더 크게, 멈추지 말고. 그런데 칸은 여기에 칼날이 두 개 달려 있다고 말한다.
"추구의 정신은 양날의 검이다. 지나치면, 그것은 모자란다는 느낌과 자기 혐오를 만들어 낸다." 더 나아지려는 마음 자체가 어느 순간 나를 갉아먹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 현상에 이름이 있다고 한다. 바로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다. 매력적인 것들을 끝없이 좇으면서, 그것을 손에 넣으면 행복에 더 가까워질 거라고 믿는 마음. 그 대상은 승진일 수도, 연봉 인상일 수도, 명성·지위·부일 수도 있다.
칸에게 그것은 늘 구체적이었다. "나에게 그건 언제나, 내 스타트업을 위해 돈을 더 많이 모으는 것, 더 높은 기업가치를 받는 것, 심지어 트위터 팔로워를 더 늘리는 것을 뜻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그렇게 손에 넣은 성취의 만족감이 너무 짧다는 것.
02매각액은 계속 커졌지만, 행복은 제자리였다
칸은 자신이 이 쳇바퀴를 어떻게 직접 굴렸는지 숨김없이 보여 준다. 기술 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그는 늘 자기보다 더 성공해 보이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레딧(Reddit)을 만든 스티브 허프먼(Steve Huffman)과 알렉시스 오해니언(Alexis Ohanian) 같은 친구들이 회사를 수백만 달러에 파는 것을 지켜봤다. 그는 공동창업자 마이클 사이벨(Michael Seibel)에게 했던 말을 잊지 못한다. "언젠가 우리도 각자 100만 달러는 벌 수 있을 거야." 그때는 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그런데 현실은 그 목표를 한참 넘어섰다. 2012년 소셜캠(SocialCam)을 6,000만 달러에, 2014년 트위치를 9억 7,000만 달러에 팔았다고 그는 말한다. "웃기는 건, 내 가장 거친 기대조차 뛰어넘은 뒤에도, 그것이 나를 새로운 기준점으로 재설정해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길게 보면, 나는 조금도 더 행복하지 않았다. 그저 더 많은 것을 붙들고 있었을 뿐이다."
성취할 때마다 만족감은 잠깐 솟구치지만, 곧 행복의 기준선으로 되돌아온다. 매각액은 100만 달러의 꿈에서 9억 7,000만 달러로 계속 커졌지만, 그 만족의 높이는 매번 같은 자리로 가라앉았다.
자기 성취만으로는 부족했다. 천문학적인 것을 이루고도 그는 드롭박스(Dropbox)와 에어비앤비(Airbnb)를 만든 친구들을 보며 "나는 더 잘할 수 있었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더 잘해야 한다는 그 끊임없는 욕구가, 그를 또 다른 회사를 차리게 만드는 동력이 되었다.
03다시 쳇바퀴 위로 — 자기도 모르게
와이콤비네이터에서 스타트업에 투자하던 시절에도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그가 투자한 창업자들이 유니콘 기업을 세우고 수억 달러를 모으는 것을 보면서, 칸은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어"라고 생각했다. 더 이상 새로운 높이에 닿지 못한다고 느꼈고, 자신의 명성과 부가 정체기에 들어섰다고 느꼈다.
그때 선택적 기억(selective memory)이 작동했다고 그는 말한다. 창업자 시절 자신이 얼마나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행복하지 않았는지를 까맣게 잊은 것이다. 그가 투자한 창업자들이 수억, 수십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돈을 모으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저들이 나보다 나을 게 없어. 다시 판에 뛰어들어야 해. 새 회사를 차리고,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해."
그의 머릿속에서 다음 회사는 트위치보다도 더 큰 성공 신화가 될 예정이었다. "이번엔 분명히 다를 거야." 그렇게 그는 자기도 모르게 다시 쳇바퀴 위에 올라 있었다. "내 자아는 굶주려 있었고, 먹이를 원했다." 와이콤비네이터를 떠나 새 일을 시작할 때, 그는 가장 용병다운(mercenary) 방식으로 목표를 정했다고 고백한다. 오직 정말, 정말 큰 것을 만들고 싶다는 것. 100억 달러짜리 회사, 1,000억 달러짜리 회사. 또다시 그의 꿈은 터무니없이 큰 숫자들로 가득 찼다.
"행복의 추구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를 불행을 좇는 영원한 덫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04쳇바퀴는 잘 보이지 않는다
칸이 특히 강조하고 싶어 하는 대목이 있다. 쾌락의 쳇바퀴는 늘 뚜렷하거나 사소하게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거기 휘말려 있다는 것조차 알아채지 못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중 많은 이들이 평생에 걸쳐 그 위에 올라탔다 내려오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첫걸음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알아차림(being mindful)이다. 자신이 지금 쳇바퀴 위에서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것, 그것이 쳇바퀴에서 내려와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는 첫 번째 발걸음이라고 그는 말한다. 보이지 않는 덫은 그 존재를 알아차리는 순간부터 힘을 잃기 시작한다.
그가 이 굴레에서 배운 것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결코 충분하지 않다. "1달러가 있으면 10달러를 원하게 된다. 10달러가 있으면 100달러를 원하게 된다. 놀랍게도 같은 일이 10억 달러짜리 회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사람들은 그를 보며 "저 사람은 모든 걸 다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는 자기보다 더 잘한 사람들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05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 그가 찾은 출구
칸이 배운 두 번째는 방향에 관한 것이다. "바깥 세상은 결코 지속되는 행복을 가져다줄 수 없다. 지속되는 행복은 오직 안에서만 나올 수 있다." 승진도, 매각액도, 팔로워 수도, 모두 바깥에 있는 것들이다. 그것들이 잠깐의 스파이크는 줘도, 기준선을 끌어올리지는 못한다는 것이 그가 자기 삶으로 확인한 결론이다.
그래서 세 번째이자 마지막은 구체적인 실천이다. "바깥을 바라보는 대신, 안을 들여다보라. 명상, 감사, 운동. 이것들이 내가 매일 행복할 수 있게 도와준 것들이다." 거창한 깨달음이 아니라, 매일 반복하는 작은 일들이다.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고, 몸을 움직이는 것. 행복을 바깥의 더 큰 성취에서 찾는 대신, 이미 자기 안에 있는 것에서 길어 올리는 연습이다.
10억 달러를 벌고도 불행했던 사람이 내린 처방치고는 소박하다. 하지만 바로 그 소박함이 핵심이다. 더 큰 것을 향한 질주가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했다면, 답은 반대 방향 — 멈춰 서서 안을 보는 데 있다는 것. 그것이 저스틴 칸이 쳇바퀴 위에서 내려오며 찾은 출구다.
쾌락의 쳇바퀴는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는 것과 같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풍경은 그대로고, 멈추면 뒤로 밀려나는 것 같아 더 빨리 달리게 된다. 칸은 100만 달러에서 9억 7,000만 달러까지 속도를 올렸지만, 발밑의 벨트가 그만큼 빨라져서 늘 같은 자리였다.
그가 찾은 출구는 러닝머신에서 내려와 창밖을 보는 것이다. 더 빠른 벨트(더 큰 성취)를 사는 대신, 기계를 끄고 지금 발 디딘 바닥을 느끼는 것. 감사·명상·운동은 바깥 풍경을 좇는 대신 내 두 발이 이미 땅 위에 있음을 확인하는, 매일의 작은 멈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