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읽기 · 성공
목표는 패배자의 것 — 딜버트 작가가 36번 실패하고 찾은 공식
만화 딜버트(Dilbert)를 그린 스콧 애덤스(Scott Adams)는 자기 성공의 비밀을 묻는 사람들에게 흔히 듣던 답과 정반대를 내놓는다. 목표를 세우지 마라, 열정을 믿지 마라, 운조차 설계할 수 있다. 36번의 실패와 한 컷의 만화가 그에게 가르쳐 준 것은, 무엇을 이루느냐가 아니라 매일 무엇을 하느냐였다.
성공한 사람의 조언은 대개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목표를 분명히 하고, 열정을 따르고, 끝까지 버티라는 것. 스콧 애덤스는 그 조언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당신이 들어 온 헛소리"라고 부른다. 그리고 자기만의 성공 공식을 그 옆에 나란히 세운 뒤, 직접 비교해 보고 스스로 판단하라고 청한다. 그 공식의 세 기둥은 이렇다. 목표는 패배자의 것, 열정은 완전히 과대평가됐다, 그리고 운은 — 어느 정도는 — 조작할 수 있다.
0136번의 실패, 그리고 테니스 선수의 송진 가루 주머니
애덤스는 자기 자랑으로 강연을 시작하지 않는다. 실패 목록으로 시작한다. "나는 여러 번 실패했다. 내가 센 것만 36번이다. 그것도 사업 분야에서만 그렇다." 개인적인 실패까지 합치면 그것만으로 또 한 편의 강연이 된다고 그는 농담한다. 실패의 종류도 다양하다. 실제 매장을 가진 사업, 인터넷 사업, 스타트업, 지식재산권, 영화, 텔레비전 쇼 — "거의 모든 종류의 실패"를 그는 해 봤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그리고 가장 민망한 실패담은 스무 살 무렵의 발명이다. 테니스 선수가 포인트 사이에 손의 땀을 닦아 라켓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반바지에 다는 송진 가루 주머니. 그는 이것이 기막힌 아이디어라고 확신하고 특허 변호사를 찾아갔다. 변호사는 책상 너머로 한참 그를 말없이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벨크로로 기존 제품 두 개를 붙일 수 있다고 해서, 그게 발명이 되는 건 아닙니다.
그 발명은 다른 많은 시도처럼 실패했다. 그러나 애덤스는 그 과정에서 지식재산권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고, 그 지식은 훗날 다른 영역에서 그를 도왔다. 이것이 그가 강연 내내 반복하는 핵심이다. 실패한 모든 것이 그에게 무언가를 가르쳤다. 그가 시도한 것 중 정말 잘 된 것은 약 10%였다. 대부분이 고위험·고수익이었으니 안 되는 게 당연했지만, 그 10% 가운데 하나가 딜버트였다.
02왜 목표는 패배자의 것인가
100년 전, 세상이 단순했을 때는 목표가 큰 의미가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농부가 "겨울 전에 40에이커를 개간하겠다"고 정하면 그것은 분명하고 단순한 목표였다. 내년 농장은 올해와 거의 같을 것이고, 다른 점은 새로 개간한 40에이커뿐일 것이다. 모든 것이 예측 가능했다.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 그는 손안의 휴대전화 하나를 예로 든다. 통신사를 고르고, 음성 요금제와 데이터 요금제를 정하고, 4G와 와이파이와 앱을 다뤄야 한다. "당신 주머니 속의 복잡함이 그 옛날 농부의 농장 전체보다 더 복잡하다." 모든 것이 동시에 변하는 이런 세상에서 목표를 갖는 일을 그는 이렇게 그린다.
"질주하는 말 위에서 활을 들고, 안개 낀 숲 어딘가의 과녁을 쏘려는 것과 같다. 과녁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당신에게는 화살이 단 한 발뿐이다."
물론 가끔은 그 과녁을 맞힌다. 충분히 많은 사람이 충분히 많은 말 위에서 충분히 많은 화살을 쏘면, 누군가는 맞힌다. 그리고 그 사람이 책을 써서 말한다. "목표를 가졌던 게 다행이었다." 그러나 확률은 좋지 않다. 게다가 목표 하나에 집중하는 동안, 그 옆에 있던 — 어쩌면 목표보다 훨씬 나았을 — 기회들을 통째로 놓칠 수 있다. 과녁만 보느라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03목표 대신 시스템 — 매번 실패해도 가치는 쌓인다
그렇다면 목표보다 나은 것은 무엇인가. 애덤스의 답은 시스템이다. 그가 내리는 정의는 이렇다. 시스템이란 "정기적으로 하는 어떤 일로, 구체적인 목표는 없지만 당신의 확률을 높여 주는 것"이다. 성공 가능성은 올라가지만, 정확히 어디로 향하는지는 아직 모르는 것.
그리고 여기에 핵심이 있다. 프로젝트가 처참하게 실패하고 있을 때조차 당신의 개인적 가치는 올라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 가치의 상승과 확률의 상승이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개별 시도는 거대한 실패일 수 있지만, 그 하나하나가 무언가를 가르쳐 성공 쪽으로 확률을 밀어 올린다.
목표형은 운 좋게 과녁을 맞히기 전까지 제자리이지만, 시스템형은 매 실패에서 배워 개인의 가치(성공 확률)가 꾸준히 쌓인다. 오른쪽은 애덤스가 말한 '그럭저럭한 네 기술'의 결합.
그는 두 친구의 이야기로 목표와 시스템의 차이를 설명한다. 고등학교 시절, 애덤스는 마음에 드는 여학생 하나를 정해 두고 몇 달에 걸쳐 우연히 마주칠 방법과 그녀의 친구들과 관심사를 알아냈다. 목표 지향적 접근이었다. 결과는 보통 셋 중 하나였다. "남자친구가 있어요", "당신이 싫어요", 그리고 가끔은 — 중요한 대목인데 — "남자친구도 있고 당신도 싫어요."
친구 마누엘(Manuel)은 정반대였다. 그는 여학생들이 모인 방에 들어가 한 명 한 명에게 "내 여자친구가 되어 줄래?"라고 물었다. 실패율은 어마어마했지만, 숫자의 법칙에 따라 결국 누군가는 그러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확률 이야기가 아니다. 마누엘은 매번 기술을 익히고 있었다. 어떤 말이 잘 먹히는지 일종의 비교 실험을 했고, 거절을 견디는 법을 배웠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는 점점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 갔다.
04원하지도 않는 면접을 보러 다닌 남자
또 다른 예는 애덤스의 테니스 파트너다. 그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원하지도 않는 일자리에 면접을 보러 다닌 것이다. 지금 받는 것보다 훨씬 적게 주거나, 출퇴근이 불편하거나,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자리들. 그는 집에서 일하는 기술직이었지만, 이 면접들을 통해 평소라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과 인맥을 쌓았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파는 연습을 했다.
어느 날 그가 말했다. 이제 매주 수요일 테니스를 못 친다고. 또 원하지 않는 일자리에 면접을 보러 갔는데, 끝날 무렵 면접관이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당신은 이 자리에는 과분합니다. 그런데 마침 부서장이 떠나서, 그 자리에 딱 맞겠는데요." 그렇게 그는 큰 승진과 함께 그 일자리를 얻었다. 그가 들어간 목적이 아니었던 자리였다. 다만 그는 자기 시스템을 따를 때마다 확률을 높이고 있었을 뿐이다. 이것이 목표를 넘어선 시스템이다.
05그럭저럭한 기술 네 개가 딜버트 제국을 만들었다
확률을 높이는 또 다른 쉬운 길이 있다. 애덤스가 '보완 기술'이라 부르는 것을, 지금 하는 일 위에 한 겹씩 덧입히는 것이다. 그는 이 강연을 위해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 화법 강좌를 들었던 예를 든다. 이미 하던 일에 대중 연설 능력을 더하면, 어느 순간 당신은 상사가 될 후보가 된다. 그 작은 추가 기술 하나 때문이다. "나는 절대 못 해, 대중 앞에서 말하긴 싫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강좌에 온 사람들은 모두 형편없는 연설가였고, 모두 좋은 연설가가 되었다. 세계 최고가 될 필요는 없다. 그저 쓸 만한 수준이면, 그 추가된 층 덕분에 확률은 저절로 두 배가 된다.
얼마나 잘해야 하는가. 그는 자기 자신을 예로 든다. "내가 좋은 화가가 아니라는 걸 눈치챘을 것이다. 잘 봐줘야 그저 그런 화가다. 글쓰기 수업은 한 번도 들은 적 없다. 요점은 그럭저럭 전달하지만, 상상력을 발휘해도 훌륭한 작가는 아니다. 우리 집에서 파티를 열면, 나는 우리 집에서 제일 웃긴 사람도 아니다. 사업에 대해 조금 알지만, 36번 실패를 보면 알 수 있듯 많이 알지는 못한다."
그런데 — 여기서 그의 결론이 온다 — 그저 그런 그 네 가지 기술을 수년간의 연습으로 '꽤 괜찮은' 수준까지 끌어올려 한데 합쳤더니, 그것이 딜버트 제국을 만들었다. 65개국 2,000개 신문에 실리는 만화다. 어느 하나도 세계 최고가 아니었지만, 겹쳐지자 성공의 확률이 곱으로 커졌다.
사업 실패의 수
정말 잘 된 비율
(65개국)
06열정은 거짓말이다 — 아메리칸 아이돌이 증명한다
시스템만으로 충분한가. 애덤스는 아니라고 본다. 더 필요한 것이 있다. 그렇다면 열정은 어떤가. 억만장자에게 물으면 다들 열정이라고 답한다. 인터뷰를 하면 "성공의 비결은 열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애덤스는 묻는다. 공개석상에서 그들이 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는가? "나는 가난한 사람들보다 똑똑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내부자 거래로 시작했다"거나 "그냥 운이 좋았다"고도 말할 수 없다. 결국 할 수 있는 말이 열정밖에 없는 것이다.
그가 은행에서 상업 대출 담당자로 일할 때 상사가 한 말이 있다. 돈을 빌려주면 안 되는 사람은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잘못된 이유로 뛰어든 것이기 때문이다. 돈을 빌려줄 사람은 '그라인더', 곧 스프레드시트를 들고 와 "드라이클리닝 프랜차이즈를 생각 중인데 숫자가 좋고, 열심히 일하겠고, 관련 경험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애덤스가 열정의 과대평가를 이야기하자 한 친구가 반박했다.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 우승자들을 보라, 그들에게는 분명 열정이 있지 않았느냐. 애덤스는 되물었다. 첫 몇 회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하나같이 열정적인 사람들을 본 적 있느냐고. "숫자로 따지면, 열정은 성공보다 차라리 처참한 실패와 더 깊이 연관돼 있다." 성공 공식에서 '열정'이라는 변수를 빼도 결과는 거의 같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열정 대신 그가 권하는 것은 개인의 에너지다. 육체적·정신적으로 또렷하고 활기차서, 해야 할 일을 밀고 나갈 힘. 그것은 다소 비합리적인 열정과 다르다.
07의지력 대신 습관 — 일부러 덜 하라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올리는가. 애덤스는 운동을 예로 든다. 주 10마일을 뛰거나 마라톤을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의지력이 필요해진다.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이를 끝까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한다. 시간이 지나 아프고 불쾌한 일은 결국 안 할 이유를 찾아내게 마련이다. 전기 울타리를 건드린 개가 "아야, 다시는 안 해야지"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그는 의지력 대신 습관을 권한다. 습관은 매일 무언가를 하고 끝에 보상을 줌으로써 만들어진다. 애덤스 자신은 의식적으로 강도를 낮춘다. 오늘 3마일을 뛸 수 있어도 그러면 아파서 내일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으면, 그냥 2마일만 뛴다. 어떤 날은 그냥 개를 산책시키는 게 전부다. 중요한 건 끝나고 나서 기분이 좋고 에너지가 올라가는 것이다. 그게 진짜 게임이다. 에너지가 올라가면 맛있는 단백질 셰이크나 좋은 커피로 자신에게 보상한다. 그렇게 개를 훈련하듯 자신을 훈련해, 운동을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것을 원하게 만든다.
그가 최면술을 배울 때 익힌 작은 요령도 있다. 운동할 시간은 있는데 기력이 도무지 없는 날, 운동복과 운동화를 갖춰 신고 그냥 집 안을 잠시 걸어 보라. 옷의 감촉과 몸에 닿는 느낌이 머릿속의 '운동 모드'를 켜는 스위치가 된다. 그의 경험으로는 약 70%의 확률로 효과가 있다.
08운은 피뢰침을 잔뜩 세워 부른다
마지막은 운이다. 애덤스는 운을 "방 안의 코끼리", 즉 누구도 대놓고 말하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라 부른다. "자기 자신을 포함해, 그 거대한 운 덩어리 없이 성공한 사람은 없다." 딜버트에도 수많은 행운이 따랐고, 안 된 일들에는 그만큼의 불운이 있었다.
운은 직접 통제할 수 없다. 번개와 같아서, 내릴 곳에 내리고 안 내릴 곳엔 안 내린다. 그러나 — 여기서 그의 비유가 빛난다 — 번개에 맞고 싶다면 폭풍우 속 바깥으로 나가는 게 도움이 된다. 그걸로 부족하면 산꼭대기에 올라 피뢰침을 든다. 피뢰침 하나로 부족하면, 피뢰침을 잔뜩 세워 그물처럼 연결한 뒤 하나를 붙들고 비를 기다린다. 운을 직접 통제할 수는 없어도, 나쁜 확률의 게임에서 좋은 확률의 게임으로 옮겨 갈 수는 있다.
리처드 와이즈먼(Richard Wiseman) 박사는 운과 운 좋은 사람들을 연구했다. 운 같은 건 없다는 걸 확인하려 했지만,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스스로 운이 좋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 운이 자신을 찾아올 거라 믿는 사람들은 — 지각의 범위가 더 넓었다. 시야가 아니라 인식의 폭이다. 그들은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기회를 실제로 더 많이 알아챘다. 더 놀라운 것은, 자신이 운이 없다고 믿던 사람에게 긍정적 사고 훈련을 시키자 — 확언이든 기도든 기법은 상관없었다 — 그들도 더 많은 것을 알아채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마음가짐이 '운은 저 밖에 있고, 찾기만 하면 된다'로 바뀌자, 실제로 기회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운은 직접 다룰 수 없다. 하지만 게임 자체를 바꿀 수는 있다. 시스템으로 확률을 끌어올려, 운이 당신을 찾아올 수 있게 하라."
애덤스의 결론은 단정하다.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상황이라면 목표도 괜찮다. 그러나 모든 것이 동시에 변하는 복잡한 세상에서 — 내 경력이 어디로 가는지, 내년이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는 곳에서는 — 전체 확률을 끌어올릴 시스템이 필요하다. 열정은 조금 과대평가됐으니 그 대신 건강과 에너지를 챙겨라. 운은 직접 만들 수 없어도, 게임을 바꿀 수는 있다.
목표는 화살이 한 발뿐인 활쏘기다. 안개 속에서 움직이는 과녁을 향해 단 한 번 쏘는 것이라, 맞히면 영웅이고 빗나가면 빈손이다. 반면 시스템은 매일 조금씩 채워 넣는 적금 통장과 같다. 어느 달은 손해를 봐도 잔액은 우상향한다. 통장에 쌓이는 건 돈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실력과 확률'이고, 잔액이 충분히 두툼해지면 어느 날 큰 기회가 알아서 찾아온다.
운은 들판에 세워 둔 피뢰침이다. 번개가 언제 어디로 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산꼭대기에 피뢰침을 잔뜩 세워 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번개를 받을 확률이 훨씬 높다. 애덤스가 평생 한 일은 번개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피뢰침을 한 개씩 더 꽂아 두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