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읽기 · 커리어
다가올 15년이 지난 50년보다 크다 — 비노드 코슬라가 스무 살에게
선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를 공동창업하고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를 세운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는, 앞으로 3~5년 안에 거의 모든 직업의 80%를 인공지능(AI)이 해낼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가 스무 살에게 건네는 조언은 단 하나다. 한 가지 기술에 통달하지 말고, "배우는 법"을 배워라. 칠순의 그가 평생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배우고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스무 살 청년이 묻는다. 앞으로 10년, 20년을 어느 산업에서 보내야 하느냐고. 어떤 직종으로 취업할지, 어느 분야에서 창업할지 정해야 한다고. 비노드 코슬라는 이 질문이 "아주 어려운 질문"이라는 말로 운을 뗀다. 다만 그 이유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어떤 산업이 유망한가를 따지기 전에, 그는 먼저 "그 산업이라는 것 자체가 15년 뒤엔 지금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전제를 내민다.
01"다가올 15년이 지난 50년보다 더 많이 바뀐다"
코슬라의 첫 번째 못은 변화의 속도다. 지금 스무 살인 사람이 서른다섯이 되는 해, 그러니까 2040년의 세상은 오늘과 15년 사이에 "지금보다 훨씬 더 다른 세상"이 되어 있으리라는 것이다. 그는 한 문장으로 못 박는다. "우리는 앞으로 15년 동안, 지난 50년보다 더 큰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이 말의 무게를 그는 자기 인생으로 증명한다. 50년 전의 세상, 특히 인도(India)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1970년, 코슬라의 집에는 텔레비전도, 전화도 없었다. 그가 인도를 떠날 때까지도 집에 전화나 TV를 가져 본 적이 없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뿐 아니라 흐르는 수돗물 같은 아주 기본적인 것조차, 당시 인도의 대부분 가정에는 없었다.
그가 든 비교는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TV도 전화도 수돗물도 없던 집에서 자란 사람이 지금의 세상을 본다면 얼마나 아득하게 다르겠는가. 코슬라는 말한다. "앞으로 15년 뒤의 세상이 바로 그만큼 다를 것이다." 의대에 들어가 5~6년을 한 가지 길에 쏟아붓는 동안, 그 절반의 시간을 헛되이 흘려보낼 수 있다는 경고가 여기서 나온다.
02"AI가 못할 직업은 없다" — 3~5년 안에 80%
변화의 정체는 무엇인가. 코슬라는 주저 없이 인공지능을 지목한다. 그의 단언은 거의 절대적이다. "거의 확실하게, 의심의 여지 없이, AI가 80%를 해내지 못할 직업은 없다. 모든 직업의 80%를." 그리고 그 시점을 못 박는다. 향후 3~5년 안에, AI가 거의 모든 일의 대부분을 해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10년, 15년을 내다보면 가능성은 더 분명해진다. 그가 보기에, 사람이 하는 일 가운데 AI가 "거의 비슷하게" 해내지 못할 일은 사실상 없다. 예외가 있다면 규제 때문이다. 심장외과나 뇌수술 같은 영역은, AI가 사람보다 더 잘하게 되더라도 규제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예외를 빼면, 대다수 직업은 AI가 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지금 스무 살, 스물두 살이 "당연한 전제로 받아들여야 할" 미래라고 그는 말한다. 한 직업을 평생의 안전한 자리라고 믿고 거기에 자신을 박아 넣는 사고방식 자체가, 코슬라가 보기엔 이미 틀린 출발점인 셈이다.
코슬라가 든 두 수치. 왼쪽: 향후 3~5년 안에 거의 모든 직업의 80%를 AI가 수행한다. 오른쪽: 구글의 코드는 한때 AI 작성분이 0%였지만 지금은 약 35%에 이른다.
03그래서 무엇이 중요한가 — "배우는 법"을 배워라
모든 직업이 흔들린다면, 무엇을 붙잡아야 하는가. 코슬라의 대답은 명료하다. 가장 중요한 단 하나는 특정 분야의 전문화가 아니다. 그는 말한다. "나는 용접을 배우지 않는다. 금융을 배우지 않는다. 나는 '배우는 능력'을 배운다." 세상이 바뀔 때 빠르게 옮겨 다니고, 빠르게 새로 배우는 힘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그는 가장 인상적인 자기 고백을 내놓는다. "오늘, 일흔의 나이에, 나는 평생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배우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모든 스무 살이 바로 이 능력을 갈고닦아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물리 문제든, 생물학 문제든, 금융 문제든 — 어떤 새 영역에든 뛰어들 수 있는 능력. 제1원리(first principles,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에서부터 생각하고, 새 분야를 익히는 힘이다.
코슬라가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을 높이 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로그래밍 기술 자체가 아니라, 컴퓨터 과학이 가르치는 생각하는 과정 — 구조와 시스템을 익히는 훈련 — 이야말로 "배우는 법을 배우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 가지 수치를 든다. "구글(Google)의 코드는 한때 AI가 쓴 것이 0%였는데, 가장 최근 발표로는 전체 코드의 약 35%를 AI가 쓰고 있다." 다만 그는 곧바로 덧붙인다. 이런 훈련은 컴퓨터 과학에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가능하다고.
04"전문가가 아니라 제너럴리스트가 되어라"
청년은 현실적인 반문을 던진다. 변화가 빠르니 적응력과 유연함을 갖추겠다는 건 알겠다. 하지만 "오늘 당장" 무언가를 골라야 하지 않느냐고. 정보기술(IT) 서비스 회사에 갈지, 핵융합 회사에 갈지, 데이터 센터에 갈지. 코슬라의 대답은 의외다. "어디서 시작하는지는 거의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출발점이 아니라 렌즈의 각도다. 그는 회계사나 공인회계사처럼 "한 가지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교육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정작 값진 것은 "배우는 법을 배우는" 교육의 과정이다. 그래서 그의 결론은 한 단어로 모인다. "전문가(specialist)가 아니라 제너럴리스트(generalist, 여러 분야를 두루 다루는 사람)가 되어라. 그리고 AI를 가장 잘 쓰는 법을 배워라."
그는 냉정한 현실 하나를 덧붙인다. AI가 모든 일자리를 없앨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이 하나 있다. "AI를 쓸 줄 모르는 사람은, AI를 먼저 쓸 줄 아는 사람에게 밀려 쓸모없어질 것이다." 카메라 각도까지 AI가 지정하는 세상에서는, 지금 이 인터뷰조차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나지 않고 AI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AI를 쓸 줄 모르는 사람은, AI를 먼저 쓸 줄 아는 사람에게 밀려 쓸모없어질 것이다."
05오직 '있을 법하지 않은 일'만이 중요하다
코슬라의 사고방식에는 남다른 한 가지가 있다. 그는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은 중요하지 않다고 가정한다. 나는 늘 정반대를 가정해 왔다. 오직 '있을 법하지 않은 일'만이 중요하다." 다만 수천 가지 그런 일 가운데 어떤 것이 중요할지를 우리가 미리 알 수 없을 뿐이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미래가 극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우리는 그저 그것이 무엇일지 모를 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코슬라의 처방은 일관된다. 민첩성(agility)으로 간다. 추세를 따라가고, 옮겨 다니고, 더 적응적이고 유연하게 굴며, 무엇보다 제1원리에 입각해 생각한다.
그는 자신을 다시 증거로 든다. 오늘의 그는 생물학의 세포 치료(cell therapy)에 관해서도, 핵융합(fusion)에 관해서도 지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심지어 그날 어떤 미적인 이유로 함께 이야기한, 카르노 효율(Carnot, 열기관 효율의 이론적 한계)을 따지는 증기기관에 관해서도 그렇다. "어떤 근본적인 것들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갖추면, 그 위에 다른 지식을 쌓아 올릴 수 있다." 그가 말하는 "지식의 받침대"다.
06지식의 복리 — 식당 종업원과 다른 길
코슬라는 마지막으로 가장 실용적인 잣대를 내민다. 금융의 복리(compounding, 이자가 이자를 낳아 불어나는 것)를 지식과 직업 능력에 그대로 적용하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배우기를 멈춘다." 그가 든 예가 뼈아프다.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면, 20년이 지나도 첫해에 익힌 것 이상으로 크게 늘어난 전문성이 없다. 능력이 기하급수로 불어나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제대로 고른 직업에서는 지식이 복리로 불어나고 능력이 시간과 함께 쌓인다. 그래서 젊은이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무엇이 내 지식과 직업 능력을 복리로 불어나게 하는가." 그리고 그 답을 또 하나의 질문과 교차시켜야 한다. "그중에서 무엇이 나에게 흥미로운가. 나는 무엇에 열정을 갖는가."
스무 살이든 예순이든 일흔이든, 살아가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시대라고 그는 말한다. 분명한 것은, 일흔의 그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폭넓은 받침대를 먼저 쌓고, 그 위에 무엇이든 새로 올릴 수 있는 사람 — 코슬라가 그리는 다음 세대의 모습은 결국 그것이다.
한 가지 직업에 통달하는 것은 한 칸짜리 열쇠를 정교하게 깎는 일과 같다. 그 자물쇠가 사라지면 열쇠는 쓸모를 잃는다. 코슬라가 말하는 "배우는 법"은 열쇠가 아니라 자물쇠를 따는 기술 자체다. 어떤 새 자물쇠가 나타나도, 들여다보고 곧 열어 버릴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지식의 복리는 적금 통장에 비유할 수 있다. 식당 종업원의 20년은 매년 같은 금액을 서랍에 넣어 두는 것 — 20년 뒤에도 첫해와 별 차이가 없다. 반대로 제대로 고른 일은 이자가 이자를 낳는 통장이다. 처음엔 비슷해 보여도,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눈덩이처럼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