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 AI 특별도시
2026년 6월 24일, 전주시장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하정우 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을 초청해 시민 강연을 열었다. 그는 네이버에서 한국형 거대 언어모델을 총괄했고, 이재명 정부의 초대 AI미래기획수석을 지낸 인물이다. 주제는 단순했다. “AI 시대에 전주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가 내놓은 답은 ‘믿을 수 있는 산업용 AI’를 책임지는 도시였다.
전통의 도시가 산업 AI를 말하기 시작한 배경
전주는 오랫동안 ‘전통이 살아 있는 도시’로 불려 왔다. 한옥마을, 음식, 역사가 먼저 떠오르는 도시다. 그런데 새로 출범하는 시정은 다섯 가지 핵심 공약 중 하나로 ‘피지컬 AI 특별도시’를 내걸었다. 화면 속 소프트웨어를 넘어, 로봇·기계·설비처럼 몸을 가진 AI를 산업 현장에 퍼뜨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방향은 빈손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전주는 이미 지역기업의 AI 제품·서비스가 안전하고 믿을 만한지를 검증하고 인증하는 사업을 국가 공모로 따냈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JICA·Jeonju Information & Culture Industry Agency)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Telecommunications Technology Association)와 손잡고 수행하는 19억 원 규모의 ‘인공지능 신뢰성 혁신 실증사업’이다. 전주지식산업센터 안에 신뢰성 실증 거점을 두고, 데이터 품질·편향·설명 가능성·투명성 같은 요소를 점검해 준다. 강연은 이 흐름에 ‘왜 신뢰성인가, 왜 전주인가’라는 큰 그림을 입히는 자리였다.
데이터 · 컴퓨팅 · 열린 생태계, 세 가지 톱니바퀴
인공지능이라는 말 자체는 80년 가까이 됐다. 사람의 지능 활동을 인위적으로 흉내 내려는 시도다. 과거에는 사람이 지식과 규칙을 한곳에 모아 넣으면 똑똑한 기계가 될 거라고 믿었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지금의 AI는 정반대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패턴과 특징을 스스로 학습하게 만든다. 우리가 쓰는 대화형 AI들이 모두 이 방식 위에 서 있다.
그렇다면 왜 불과 3~4년 사이에 갑자기 똑똑해졌을까. 답은 세 가지가 동시에 맞물렸다는 것이다.
첫째, 데이터의 폭증이다. 사람들이 인터넷에 글·사진·영상·댓글을 쉴 새 없이 올리면서, 그 모든 것이 AI가 공부할 교재가 됐다. 둘째, 컴퓨팅 파워의 도약이다. 지금 AI의 뿌리가 되는 알고리즘은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엔 ‘많은 데이터’와 ‘엄청난 계산량’을 감당할 하드웨어가 없어 묻혀 있었다. GPU 같은 계산 장치가 비약적으로 좋아지면서 그 벽이 깨졌다. 셋째, 열린 생태계다. 연구자들이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논문을 누구나 볼 수 있게 풀고, 모델까지 공유하면서 전 세계가 달라붙어 개선했다. 과거 운영체제 시장에서 폐쇄형보다 공개형(리눅스)이 압도적으로 빨리 성장한 것과 같은 원리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조금 바뀌고 있다. AI가 돈이 되기 시작하자, 기업들이 가장 강력한 기술은 슬쩍 잠그고 쓸 만한 것만 풀어 시장을 키우는 전략으로 옮겨 가는 흐름이 보인다. 특히 미국이 그렇고, 중국은 또 입장이 다르다.
‘환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강력해졌다고 해서 늘 옳은 것은 아니다. AI는 그럴듯하지만 틀린 정보를 만들어내는 ‘환각(hallucination)’ 문제를 안고 있고, 이를 근본적으로 없애기는 매우 어렵다. 요즘은 똑똑해진 만큼 대체로 맞는 말을 하지만, 그 사이에 틀린 말이 섞여 들어간다.
그래서 믿을 만한 출처에서 정보를 끌어와 AI의 답과 섞는 방식(검색 결합)을 쓴다. 신뢰도는 분명히 올라가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검색 엔진의 성능에 좌우되고, 가져온 출처 자체가 엉터리면 결과도 엉터리이며(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 정보를 버무리는 가공 과정에서 또 엉뚱한 말이 튀어나올 수 있다.
⚖️비유 — 친한 친구의 말도 100% 믿지는 않는다
우리는 가족이나 절친한 친구의 말도 무턱대고 100% 믿지 않는다. 중요한 일이면 한 번 더 확인한다. 그런데 왜 AI가 내놓은 답은 검증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가. AI 시대일수록 ‘의심스러우면 확인한다’는 습관이 더 중요해진다. AI에게는 “왜 그랬어”라고 따져 봐야 소용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검증을 사람 몫으로 남겨 둬야 한다.
지능을 상품처럼 찍어내는 공장
여기서 꼭 알아 둘 개념이 ‘토큰(token)’이다. 토큰은 현재의 AI가 세상을 이해하고, 동시에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가장 기본 단위다. 한글에 초성·중성·종성이라는 기본 조각이 있듯이, AI에게는 토큰이 그 역할을 한다. 글뿐 아니라 작은 이미지 조각, 짧은 음성 파형도 토큰이 될 수 있다. AI는 입력을 잘게 쪼개 이해하고, 출력을 만들 때도 조각을 이어 붙여 글·그림·영상, 심지어 로봇의 동작까지 만들어낸다.
이 개념을 알면 최근 화제가 된 ‘AI 팩토리’가 단번에 이해된다.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2026년 6월 한국을 방문해 “전 세계 AI 팩토리 사업에서 한국이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했다. 여기서 AI 팩토리는 공장에 로봇을 들인 스마트 공장이 아니다. 지능 그 자체(토큰)를 제품으로 찍어내는 공장을 말한다.
원료는 전기·용수에 GPU 같은 하드웨어와 데이터가 더해진다. 산출물은 토큰이다. 그런데 토큰마다 값이 다르다. 글을 만드는 토큰은 흔해서 싸고, 위험한 일을 사람 대신 정확히 해내는 로봇의 동작을 만드는 토큰은 비싸다. 결국 같은 전기와 같은 GPU로 ‘어떤 토큰을 만들 것인가’는, 한 나라가 경공업을 할지 고부가가치 산업을 할지 고르는 문제와 닮았다. 부가가치 높은 토큰 공장을 많이 가진 나라가 강대국이 된다는 것이 강연의 핵심 메시지였다. 미국·중국은 물론 중동 국가들까지 이 경쟁에 뛰어든 ‘속도전’이다.
🏭비유 — 신발 공장과 반도체 공장
같은 ‘공장’이라도 신발 공장과 반도체 공장은 부가가치가 다르다. AI 팩토리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글을 뽑아내는 공장과,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로봇의 정교한 동작을 뽑아내는 공장은 만들어내는 ‘지능’의 값이 다르다. 전력과 용수, 그리고 비싼 토큰을 만들 기술을 갖춘 나라가 이 산업의 강자가 된다.
피지컬 AI로 가는 다섯 단계
AI의 발전은 크게 다섯 단계로 그려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사진 속 물체를 구분하는 ‘인식형’이었고, 다음으로 대화를 기막히게 잘하는 ‘대화형’이 왔다. 그 다음은 사람의 일을 계획하고 실행까지 대신하는 ‘에이전트’다. 호텔 예약을 글로 안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예약 자체를 대신해 주는 단계다.
현재 위치 — 3단계와 4단계 사이
에이전트가 자동차·드론·스마트팜·로봇처럼 ‘몸’을 가진 기기의 두뇌로 들어가면 그때부터 피지컬 AI다. 피지컬 AI의 능력은 그 기기가 어떤 동작을 할 수 있느냐와, 그 안에 든 두뇌가 얼마나 똑똑하냐로 결정된다. 가장 앞서 나간 사례가 자율주행차다. 4단계에서 5단계로 넘어가는 가장 큰 차이는 ‘협업’이다. 로봇 한 대가 아니라 여러 대가 서로 의사소통하며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단계인데, 그만큼 난도가 높다.
🤖비유 — 화면 속 비서에게 손발이 생긴다면
지금까지의 AI가 화면 안에서 글로 답하는 비서였다면, 피지컬 AI는 그 비서에게 손발이 생긴 것이다. 말로 시키면 공장의 기계를 직접 움직이고, 농장의 로봇을 조종하고, 길 위의 차를 운전한다. 똑똑한 두뇌(소프트웨어)와 튼튼한 몸체(하드웨어)가 만나야 비로소 일이 된다.
메모리와 제조라는 무기, 그리고 ‘기술 종속’ 경고
미국과 중국이 기술력에서 압도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둘을 빼면 한국·프랑스·캐나다·영국·싱가포르·중동 일부 국가가 3위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한다. 각종 조사에서 한국은 대체로 세계 3~7위권을 오가며, 그 무리 안에서는 앞선 편이다.
한국의 가장 큰 무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고성능 메모리다. 지금의 AI는 메모리 기반 기술이라 고대역폭 메모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핵심인데, 그걸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드는 기업 둘(삼성전자·SK하이닉스)이 모두 한국에 있다. 정상급 인사들이 한국에 오면 메모리 공급을 부탁하는 이유다. 다른 하나는 제조와 로봇이다. 산업 현장에 로봇이 꽤 퍼져 있고, 데이터를 쌓을 환경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엔비디아가 한국을 ‘피지컬 AI 파트너’로 지목한 데는, 경쟁 상대인 중국과의 정치적 거리까지 계산된 현실적 판단이 깔려 있다. 약점도 분명하다. 인재가 부족하고 민간 투자가 적다. 이건 정부와 지방정부가 메워야 할 몫이다.
그래서 ‘AI 주권(소버린 AI)’이 중요해진다. 최근 미국 행정부는 한 미국 AI 기업의 가장 강력한 모델(Anthropic의 Mythos 5·Fable 5)을 수출 통제 대상에 올렸다. 너무 강력하니 외국에는 쓰지 못하게 한 것이다. 언제든 가격을 몇 배로 올리거나 특정 분야 사용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하정우 전 수석은 이를 두고 “기술 종속이 곧 식민지”라고 표현했다. 빗장을 걸어 잠그자는 쇄국이 아니라, 강력한 해외 기업과 협업하되 ‘온전히 의존만’ 해서는 위험하다는 경고다.
산업 AI에서 신뢰성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다
제조 현장에서는 용접 공정 자동화나 수소 누출 감지를, 물류에서는 동선 최적화를 AI가 맡을 수 있다. 문제는 ‘믿을 수 있는가’이다. 화면 속 챗봇이 틀리면 다시 물어보면 그만이지만, 현장의 로봇이 사고를 치면 사람이 다친다. 그래서 산업 AI에서 신뢰성과 안전성은 있으면 좋은 옵션이 아니라 반드시 갖춰야 할 전제다.
🛡️비유 — 산업 AI의 ‘안전검사장’
자동차가 출시되기 전 충돌시험장에서 안전성을 검증받듯, 현장에 투입될 산업용 AI와 로봇도 ‘정말 안전하게 작동하는가’를 검증받아야 한다. 전주가 노리는 자리가 바로 이 검사장이다. 제품을 만드는 도시가 아니라, 만든 제품이 믿을 만한지 시험하고 인증해 주는 도시다. 잘하면 그 검증 방식 자체가 표준이 되고 수출 상품이 된다.
역할 분담도 명확하다. 범용 AI 전반의 신뢰성·안전성은 이미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AI Safety Institute, 판교 소재)가 맡고 있다. 전주가 같은 일을 또 할 이유는 없다. 전주는 산업형·로봇 분야의 신뢰성과 안전성에 집중해 현장에서 검증하고, 평가·관리하는 ‘컨트롤타워’를 지향한다. 이 영역에서 세계 표준 수준까지 끌어올리면 전북,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로 확장할 수 있다.
참고할 해외 사례도 있다. 독일의 프라운호퍼(Fraunhofer) 연구소는 제조 AI·로봇 안전 응용 연구를 하며 중소기업에 컨설팅과 실증을 제공한다. 미국 피츠버그의 ARM 인스티튜트(Advanced Robotics for Manufacturing)는 제조 로봇 전환을 돕고, 싱가포르의 ‘AI Verify’는 기업이 AI 시스템을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하는지 검증하며 국제 표준화까지 나아가고 있다. 전주가 따라갈 수 있는 길이다.
이를 위해 전주에 들어설 핵심 시설로는 산업 AI 신뢰성 인재를 길러내는 ‘글로벌 표준·인증 아카데미’, 시스템을 일부러 공격해 약점을 찾는 ‘레드팀’, 현장을 가상으로 복제해 시험하는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그리고 안전·신뢰성 평가 센터가 거론됐다. 산업 AI 신뢰성을 공부하려면 서울이나 판교가 아니라 전주로 모이게 만들자는 구상이다. 주변에 공장들이 즐비하니 실증 환경으로는 오히려 유리하다.
전주 혼자가 아니라, 전북을 하나로
강연이 가장 힘주어 강조한 단어가 ‘연결’이었다. AI의 핵심은 연결이며, 전주는 혼자 달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주만 떼어 보지 말고 전북 전체 그림에서 봐야 하고, 산업 AI 전환과 ‘사람이 살 만한 정주(定住) 여건’을 함께 묶어야 비로소 독보적으로 치고 나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예시로 그려 본 역할은 이렇다. 완주는 수소·모빌리티와 제조·협동로봇 실증을, 김제는 스마트팜·푸드테크 같은 1차 산업 고도화를, 군산은 상용차·조선 MRO(정비·수리·운영)와 해상풍력을 맡는다. 새만금에는 대형 투자와 함께 AI 데이터센터·로봇·수소의 대규모 실증이 가능하다. 그 한가운데서 전주는 신뢰성·품질을 책임지고, 뛰어난 인재와 그 가족이 모여 살 수 있도록 정주 여건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거리가 가까운 만큼 교통을 함께 정비해 ‘60분 생활권’으로 묶는 것이 관건이다. 필요하면 대전·충남까지 연계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모두를 위한 AI’를 현장에 옮기는 법
강연은 산업 전략에서 멈추지 않았다. ‘모두의 AI’라는 평소 지론대로, AI가 일부 전문가나 거대 기업의 것이 아니라 모두가 누리는 기술이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공공 행정부터다. 지금의 행정 절차 상당수는 ‘모든 일을 사람이 한다’는 가정 위에 짜여 있다. 그러나 AI가 더 잘하는 일과 사람이 더 잘하는 일이 다르다면, 절차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할 수도 있다. 단순히 기존 업무에 AI를 끼워 넣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진짜 ‘AI 대전환(AX)’이다. 시민을 위해서는 민원을 한곳에서 알아서 처리해 주는 ‘AI 비서’를 체감도 높은 분야부터 작게 실증해 단계적으로 넓히자는 제안이 나왔다.
청년에게는 일자리 불안이 가장 큰 그림자다. AI는 사람을 곧장 대체하진 않더라도, “AI를 쓰는 사람이 안 쓰는 사람을 대체”하는 변화를 만든다. 기업은 비용을 아끼려 ‘고용 없는 성장’으로 기우는데, 경험이 적은 청년에게 그 충격이 크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기회이기도 하다. 예전엔 열 명이 하던 일을 이제 한 사람이 AI를 부려 해낼 수 있다. ‘1인 창업’의 문이 넓어진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문제 은행’이 제시됐다. 전통시장·관광지·소상공인이 “AI로 이걸 풀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는 수요를 모아 문제로 등록하고, 청년에게 AI 교육을 한 뒤 그 문제를 건당 50만~100만 원짜리 프로젝트로 맡기는 방식이다. 청년에게는 일거리이자 포트폴리오가 되고, 소상공인에게는 해법이 된다. 좋은 성과가 나오면 창업으로 이어지고, 그러면 다시 지원한다. 교육으로 끝내지 말고 ‘프로젝트를 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외워서 될 일이 아니다
강연장에는 학부모가 많았다. 가장 큰 걱정거리이기 때문이다. AI 시대에 아이에게 필요한 능력으로는 다음 여덟 가지가 꼽혔다.
관통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외워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를 특정 전공으로 떠밀기보다, 진짜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제대로 파고들게 하되 무엇을 하든 AI를 쓰도록 가르치라는 조언이다. 특히 부모가 함께 써야 한다. “아이에게 써라 하면서 정작 본인은 안 쓰면 안 된다”는 당부였다.
결국은 속도전이다
강연이 그린 전주의 그림은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만드는 도시가 아니라, 만든 것이 믿을 만한지 책임지는 도시다. 산업용 AI와 로봇이 현장에 쏟아져 들어오는 시대에, ‘안전하게 작동하는가’를 검증하고 표준을 세우는 자리는 비어 있고 값지다. 전주는 거기에 깃발을 꽂으려 한다.
물론 과제도 많다. 인재가 수도권 아래로 잘 내려오지 않는다는 현실, 실증할 산업 단지의 규모, 주거·교육·의료·교통을 아우르는 정주 여건까지 한꺼번에 풀어야 한다. 강연은 이를 ‘토탈 패키지’ 전략으로 묶고, 초광역 규제 완화와 기업 유치를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짚었다. 사업 하나 있다고 사람이 내려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결국 속도다. 미국·중국·중동이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지금, 누가 먼저 현장에서 성공 사례를 만드느냐가 판을 가른다. 전통의 도시 전주가 ‘믿을 수 있는 피지컬 AI’라는 낯선 깃발을 들었다. 그 깃발이 표준이 될지, 구호로 그칠지는 앞으로의 4년이 말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