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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성숙도

Claude 사용자의 여섯 단계
검색창에서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까지

같은 도구를 쓰면서도 어떤 사람은 검색창 대용으로, 어떤 사람은 스스로 굴러가는 업무 시스템으로 쓴다. 그 격차는 재능이 아니라 어느 사용 단계에 멈춰 있느냐의 문제다.

2026년 7월 2일 · 읽는 데 약 12분

Claude 같은 대화형 AI를 매일 쓰면서도 "꽤 잘 활용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많다. 그런데 실제로는 도구가 제공하는 기능의 극히 일부만 건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용 방식에는 뚜렷한 층위가 있고, 위 단계로 올라갈수록 사람이 직접 하는 일은 줄고 AI가 대신 처리하는 일이 늘어난다. 아래는 가장 초보적인 사용에서 완전 자율 시스템 운영까지, 사용 성숙도를 여섯 단계로 정리한 것이다.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다음 계단이 무엇인지 가늠하는 지도로 읽으면 된다.

Claude 사용자 6단계 성숙도 계단 아마추어에서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까지 여섯 단계를 계단형으로 나타낸 도식 1 아마추어 검색창처럼 한 번 묻고 닫는다 2 일반 사용자 프로젝트를 작업 공간으로 쓴다 3 통합자 업무 도구를 Claude에 연결한다 4 운영자 일을 맡기고 검토·승인만 한다 5 빌더 코드로 도구와 앱을 만든다 6 오케스트레이터 에이전트가 일을 대신 굴린다 지휘·감독 (directing) 손이 거의 안 가는 단계 직접 실행 (doing) 손이 많이 가는 단계

사용 단계가 올라갈수록 '직접 실행'에서 '지휘·감독'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다.


1단계 · 아마추어

Claude를 검색창처럼 쓴다

가장 흔한 사용 방식이다. 질문을 하나 던지고, 답을 받고, 창을 닫는다. 대화 사이에 이어지는 기억이 없고,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맥락에서 묻는지 AI는 전혀 알지 못한다. 매번 백지에서 다시 시작하는 셈이다. 이 단계에서 사람들은 도구가 할 수 있는 일의 아주 일부만 쓰고 있다.

비유

고성능 슈퍼컴퓨터를 사놓고 "2 더하기 2"만 계산시키는 격이다. 기계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시킬 수 있는지 모르는 것이 문제다.

여기서 벗어나는 데는 두 가지 습관이면 충분하다.

먼저 되묻게 하라

답을 요구하기 전에 "이 일을 제대로 하려면 나에게 무엇을 더 물어봐야 하느냐"고 시켜본다. 그러면 AI가 필요한 맥락을 스스로 캐묻고, 그 답을 반영해 훨씬 정확한 결과를 내놓는다. 좋은 답은 좋은 질문에서 나오는데, 그 질문을 AI에게 대신 설계하게 하는 것이다.

자기 결과물을 검토하게 하라

결과를 받은 뒤 "네가 한 작업을 다시 검토하라"고 한 마디 덧붙이면, 스스로 오류를 잡아내고 답을 개선한다. 처음부터 그렇게 해주면 좋으련만, 이 한 줄이 결과 품질을 눈에 띄게 끌어올린다.


2단계 · 일반 사용자

Claude를 작업 공간으로 쓴다

이 단계의 사용자는 그냥 대화만 하지 않는다. '프로젝트(Projects)' 기능을 쓴다. 프로젝트는 특정 역할·고객·업무 흐름 단위로 대화를 묶고, 전용 지식 베이스(파일·문서)와 전용 지시문을 붙여두는 작업 공간이다. 프로젝트 안에서는 매번 자기소개를 다시 할 필요가 없다. AI가 "이 사람은 누구이고 무엇을 하려는지"를 이미 알고 있어서, 대화를 거듭할수록 결과가 좋아진다. 프로젝트는 무료 요금제를 포함한 모든 플랜에서 쓸 수 있고, 유료 플랜에서는 검색증강생성(RAG,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방식으로 업로드한 문서가 한 번에 담기지 않을 만큼 많아도 필요한 부분만 찾아 쓴다.

설정하는 순서는 단순하다. 첫째, 새 프로젝트를 만들고 이름을 자신의 역할로 붙인다(예: '마케팅'). 둘째, 그 역할을 위한 '마스터 프롬프트'를 만든다. AI에게 "마케터로서의 나를 위한 마스터 프롬프트를 만들게 나를 인터뷰하라"고 시키면, 질문을 던지고 답을 받아 정리한 지시문 파일을 만들어 준다. 이 파일에는 내가 일하는 방식, 팀 구성, 쓰는 도구 등 나에 관한 정보가 담긴다. 셋째, 그 마스터 프롬프트와 함께 회사의 샘플 데이터·예시·업무 프로세스 문서를 프로젝트 파일로 넣는다. 이제 기억과 맥락, 나만의 작업 방식을 갖춘 공간이 완성된다.

비유

마스터 프롬프트가 '재료'라면, 특정 작업용으로 따로 만드는 시스템 프롬프트는 '레시피'다. 재료는 나에 관한 모든 정보이고, 레시피는 그 재료로 무엇을 어떤 순서로 만들지에 관한 지시다. 이미 머릿속에 있지만 한 번도 글로 적어보지 않은 자신의 업무 절차를, AI가 인터뷰해서 문서로 뽑아내 준다고 보면 된다.

한 단계 더 들어가려면, 자주 반복하는 작업 흐름마다 시스템 프롬프트를 만들어 프로젝트의 지시문에 넣어둔다. 그러면 그 프로젝트를 쓸 때마다 같은 품질, 같은 형식의 결과가 나온다.


3단계 · 통합자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도구에 Claude를 연결한다

업무는 채팅창이 아니라 이메일·캘린더·드라이브·메신저 안에서 벌어진다. 통합자는 Claude를 이 도구들에 직접 연결한다. 연결 기능인 '커넥터(Connectors)'는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 Model Context Protocol)이라는 개방 표준 위에서 동작하며, Gmail·Google Calendar·Google Drive·Slack·Notion·GitHub 등 이미 200개가 넘는 서비스를 붙일 수 있다. 이메일을 복사해 채팅창에 붙여넣는 대신, "내 메일함을 보고 오늘 놓치면 안 되는 걸 알려달라"고 말하면 된다.

연결해두면 할 수 있는 일이 넓어진다. 캘린더를 훑어 빠진 일정을 짚어주고, 지난 한 주 메신저 채널을 스캔해 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관리자 시점으로 요약한다. 다만 권한에는 선이 있어서, 예컨대 Gmail 커넥터는 초안 작성까지만 하고 발송은 사용자가 직접 하도록 되어 있으며, 실제 데이터에 접근하는 행동마다 사용자 승인을 거친다. 이 단계에서 특히 유용한 세 가지가 있다. 데이터 시스템을 커넥터로 연결하는 것, 그래프·차트·목업을 채팅 안에서 곧바로 그리게 하는 시각화, 그리고 슬라이더나 버튼처럼 조작 가능한 작은 미니 앱 형태의 인터랙티브 결과물이다. 긴 텍스트를 채팅 안의 편집용 문서 공간(아티팩트)에 띄워 원하는 형태로 다듬을 수도 있다.

레벨업 팁 — 브라우저 확장인 'Claude in Chrome'을 쓰면, 로그인해 둔 웹 앱 안에서 AI가 직접 클릭하고 양식을 채우고 여러 탭을 오가며 일을 처리한다. 반복 작업은 한 번 시연해 녹화해두면 그대로 재생하고, 일정에 맞춰 자동 실행도 걸 수 있다(단, 컴퓨터가 켜져 있고 브라우저가 열려 있을 때만 돈다).

여기까지는 Claude가 사람을 '돕는' 단계다. 다음 단계부터는 Claude가 일을 '대신' 한다.


4단계 · 운영자

직접 하는 사람에서, 맡기고 지휘하는 사람으로

운영자는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대신, 스스로 돌아가는 작업을 세팅해두고 결과를 검토·승인한다. Claude를 '쓰는' 것에서 '배치해 문제를 풀게 하는' 것으로 넘어가는 지점이다.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시스템 프롬프트

어떤 종류의 결과물이든, 그것을 만드는 절차를 AI에게 인터뷰시켜 시스템 프롬프트로 정리해둔다. 팀이나 회사의 진짜 자산은, 자기들이 만들어내는 것마다 잘 정의된 절차(프롬프트)를 갖고 있다는 데 있다.

스킬(Skills)

같은 작업 흐름을 반복하다 보면 그것을 '스킬'로 저장할 수 있다. 스킬은 특정 작업의 절차를 담은 문서로, 상황에 맞으면 자동으로 불려 나오거나 슬래시 명령으로 직접 호출된다. 재무·마케팅 등 기본 제공 스킬도 많지만, 회사 고유의 작업은 직접 만들어 이름을 붙여두면 된다. 최근에는 슬래시 명령과 스킬이 하나의 체계로 통합되어, 개방 표준(Agent Skills)을 따르는 마크다운 문서 하나로 정의된다. 한 가지 기준을 두자면, 일주일에 세 번 넘게 하는 일이라면 스킬로 만들 만하다.

예약 작업

지식노동용 에이전트 앱인 'Cowork'는 컴퓨터 위에서 작업을 대신 수행하고, 정해진 시각에 반복 실행하도록 예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일 밤 이메일과 캘린더를 훑어 다음 날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보내주게 해두면, 한 번 설정한 뒤로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참모진이 매일 브리핑을 올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사람 없이 얻는 것이다.

비유

지금까지는 사람이 작업 루프 '안(in the loop)'에 있었다. 모든 단계를 직접 통과시켰다. 운영자는 루프 '위(on the loop)'로 올라간다. 일은 자동으로 흐르고, 사람은 위에서 내려다보며 승인하거나 방향을 튼다. 실행자에서 감독자로 자리가 바뀐다.

고급 팁 — 스킬 체이닝 — 여러 스킬을 연결해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묶는다. 예컨대 '내 말투로 쓰는 카피라이팅 스킬'을 '이메일 작성 스킬'이 불러 쓰고, 그 둘을 다시 '메일함 자동화 스킬'이 불러 쓴다. 각 스킬은 독립적으로 포장된 작은 전문가이고, 이들이 사슬처럼 이어져 하나의 결과를 만든다. 조립 라인에서 각 공정이 앞 공정의 산출물을 받아 다음으로 넘기는 것과 같다.

5단계 · 빌더

도구가 아직 없으면, 코드로 직접 만든다

기존 도구와 커넥터로 자동화하는 것이 4단계였다면, 5단계는 필요한 도구 자체가 아직 세상에 없을 때의 이야기다. 빌더는 'Claude Code'를 써서 코드를 작성하고, 맞춤형 앱·대시보드·사내 도구를 직접 만든다. 이 단계에서 Claude는 질문에 답하거나 스킬을 세팅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출시한다. 프로그래머가 아니어도 가능하다. AI 시대에는 사람의 말(자연어)이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말이 여기서 실감 난다.

빌더가 만드는 것은 대체로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반복 실행되며 계속 돌아가는 작업(루프)으로, 서버에서 돌면서 다른 에이전트나 시스템, 외부 인터페이스(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와 주고받을 수 있어 앞 단계의 예약 작업보다 훨씬 강력하다. 둘째는 특정 프로젝트나 상황을 위해 급히 만들었다가 쓰고 버리는 일회용 도구다. 셋째는 실제 프로덕션 소프트웨어, 즉 진짜 제품이다.

돈 아끼는 팁 — 플랜 모드 — 무언가를 만들기 전에는 항상 '플랜 모드'로 진입해 아이디어를 쏟아낸다. 그러면 AI가 필요한 걸 되묻고, 코드를 한 줄도 쓰기 전에 전체 계획을 세워 승인받는다. AI 개발이 비싸다는 불평은 대개 앞단에서 계획을 세우지 않은 탓이다. 계획부터 잡으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낀다.
이동 중에도 코딩 — Claude Code는 원격 제어를 걸어 휴대폰의 Claude 앱과 연결할 수 있다. 노트북을 떠난 사이에도 폰으로 코드 작업을 이어가는 식이다.

6단계 ·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

도구가 아니라, 일할 팀원을 만든다

지금까지 만든 조각들(프로젝트·커넥터·스킬·예약·코드)을 하나의 에이전트에 꽂아 넣으면, 부서나 업무 프로세스 전체를 스스로 굴리는 루프가 된다. 이 지점에서 사람은 루프 '위'를 넘어, 아예 루프에서 빠진다. Claude는 도구를 넘어 인프라가 된다.

에이전트를 만드는 방법은 무수히 많지만, 핵심은 구조를 보는 틀이다. 먼저 하나의 '메인 에이전트'에서 출발한다. 참모장 에이전트든, 관리자 에이전트든, 이 녀석은 스스로 실무를 하지 않고 다른 에이전트들에게 무엇을 할지 지시하는 지휘자 역할만 한다. 다음으로 각자 하나의 작업 흐름을 책임지는 전문 하위 에이전트(sub-agent)들을 만든다. 메인 에이전트가 이들과 소통하며 일을 시킨다. 여기에 메신저를 연결하면 휴대폰으로 에이전트와 대화할 수 있다. 예컨대 특정 하위 에이전트가 매일 정해진 일을 처리하고, 메인 에이전트가 매일 그 결과를 점검해 사람에게 보고하는 식이다. 에이전트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정해진 범위 안에서 실행한다.

비유

기계를 돌리는 기계를 짓는 셈이다. 메인 에이전트가 바로 그 '기계를 돌리는 기계'다. 사람은 파이프라인 안에 앉아 정보를 하나하나 처리하지 않는다. AI와 분업해서, 혼자 앉아 처리할 때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해낸다.

품질 유지 팁 — 비평 에이전트 — 메인 에이전트가 카피라이팅이든 리서치든 결과물을 별도의 '비평 에이전트'에게 넘겨 검토시킨다. 비평 에이전트가 개선점 목록을 만들어 돌려주면, 담당 에이전트가 그걸 반영해 다시 작업한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결과 품질이 유지되는 자정 루프가 생긴다.

결국은 '하는 사람'에서 '지휘하는 사람'으로

여섯 단계를 관통하는 흐름은 하나다. 아래에서는 사람이 모든 것을 직접 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방향만 정하고 실행은 AI에 맡긴다. 검색창 대용에서 시작해, 작업 공간을 꾸리고, 도구를 연결하고, 일을 맡기고, 없는 도구를 만들고, 마침내 스스로 굴러가는 에이전트 시스템을 지휘하는 데까지 이어진다.

대부분의 사람은 기능을 '수집'만 한다. "그거 나도 써봤어, 이것도 알아" 하면서도 정작 습관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그래서 유용한 마무리는 이렇다. 위 단계 중 딱 하나의 기능을 골라, 30일 동안 매일 써보는 것. 브라우저 확장이어도 좋고, 매일 에이전트 하나를 다듬는 일이어도 좋다. 한 계단을 몸에 붙이고 나면, 다음 계단은 훨씬 가까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