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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 관리 업무를 활동 목록으로 설명하는 방식의 한계 — 관찰 연구와 상사 효과 추정이 보여주는 것

관리자의 일은 눈에 보이는 산출물이 없어서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이 널리 통한다. 그런데 관리자의 하루는 1950년대부터 분 단위로 관찰돼 왔고, 상사 한 사람이 팀 생산에 얹는 몫도 수치로 추정돼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은 활동이 아니라, 그 많은 활동 가운데 무엇이 성과로 이어지는지 가려내는 기준이다.

승진한 개발자가 하루의 끝에서 마주하는 공백

소프트웨어 조직에서 개발자로 일하다 관리자가 된 사람이 처음 겪는 곤란은 대개 같은 모양을 띤다. 코드를 쓰던 시절에는 하루가 끝날 때 남는 것이 있었다. 병합된 변경분, 닫힌 결함 보고, 배포된 기능처럼 손으로 짚을 수 있는 흔적이다. 관리자가 된 뒤의 하루에는 그런 흔적이 없다. 설계 문서를 검토하려 잡아 둔 오전은 팀 사이의 마찰을 푸는 데 쓰이고, 오후는 이직을 고민하는 팀원과의 면담과 장애 대응으로 채워진다. 저녁에 되짚어 보면 무엇을 했는지는 말할 수 있는데 무엇을 만들었는지는 말하기 어렵다.

이 곤란에 대한 표준 처방은 정해져 있다. 관리자의 일에도 목록이 있으니 그 목록을 익히라는 것이다. 정보 수집, 정보 공유, 의사결정, 영향력 행사, 실행 주도, 계획 같은 항목들이 그렇게 제시된다. 항목의 개수와 이름은 조금씩 달라도 처방의 구조는 같다. 관리 업무는 산출물이 없어서 보이지 않을 뿐 실체가 있으며, 그 실체를 활동 단위로 분해해 보여 주면 역할에 대한 이해와 만족이 회복된다고 본다.

이 처방에는 조용한 전제가 둘 깔려 있다. 첫째, 관리 활동은 그동안 제대로 기술되지 않았다는 전제다. 둘째, 활동을 알아보면 그 일을 더 잘하게 된다는 전제다. 두 전제 모두 실제 연구와 대조해 보면 버티지 못한다. 관리자의 하루는 반세기 넘게 아주 촘촘히 기술돼 왔고, 활동 목록과 관리자의 성과 사이의 관계는 목록이 시사하는 것보다 훨씬 어긋나 있다.

관리 활동 목록에는 100년이 넘는 계보가 있다

관리자의 일을 몇 가지 기능으로 나누어 적는 방식은 프랑스의 광산 기업가 앙리 파욜이 1916년에 내놓은 정리에서 출발한다. 파욜은 관리를 계획, 조직, 지휘, 조정, 통제의 다섯 기능으로 규정했다. 이 다섯 항목은 이후 반세기 동안 경영학 교과서의 첫 장을 차지했다. 오늘날 유통되는 관리 활동 목록은 항목 이름을 바꾸고 순서를 재배열했을 뿐, 목록을 만든다는 형식 자체는 파욜의 것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이 정리를 흔든 것은 관찰이었다. 스웨덴의 경영학자 순 칼손은 1951년 스웨덴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하루를 직접 기록해, 그들이 계획하고 조정하기는커녕 끊임없는 방해 속에서 짧은 접촉을 이어 붙이며 하루를 보낸다고 보고했다. 같은 방법을 훨씬 정교하게 적용한 사람이 캐나다의 경영학자 헨리 민츠버그다. 민츠버그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에서 쓴 박사 논문을 토대로 1973년 『관리 업무의 본질』을 냈다. 그는 중견 이상 조직의 최고경영자 5명을 각각 1주일씩, 모두 5주에 걸쳐 옆에서 지켜보며 활동 하나하나의 종류와 지속 시간을 적었다.

수치는 통념과 반대 방향을 가리켰다. 관찰된 활동의 절반은 9분 안에 끝났고, 1시간을 넘긴 것은 10분의 1에 그쳤다. 활동 유형별 평균 지속 시간은 책상에서 하는 서류 작업 15분, 전화 6분, 예정된 회의 68분, 예정에 없던 회의 12분, 현장 순회 11분이었다. 한 사안에 붙어 있는 시간의 중앙값이 9분이라는 것은, 최고경영자조차 장기 전략을 골똘히 궁리하기보다 순간순간의 자극에 응답하며 하루를 통과한다는 뜻이다. 민츠버그는 이 관찰에서 대인 관계, 정보, 의사결정의 세 묶음으로 나뉘는 10가지 역할을 끌어냈다.

민츠버그가 잰 하루의 모양

활동의 절반이 9분 미만, 1시간 초과는 10분의 1. 서류 작업 15분, 전화 6분, 예정 회의 68분, 비예정 회의 12분, 순회 11분. 표본은 최고경영자 5명, 관찰 기간은 각 1주일씩 총 5주.

표본이 5명이라는 점은 이 연구의 가장 큰 약점이다. 이후 호텔 총지배인, 공공 부문 관리자, 병원 관리자를 대상으로 표본을 키운 후속 연구들이 뒤따랐고, 활동의 짧음과 다양함과 파편성이라는 특징 자체는 반복해서 확인됐다. 그러니까 관리 업무가 기록되지 않아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은 사실과 다르다. 관리자의 하루는 1950년대부터 초 단위에 가깝게 기록돼 왔으며, 오늘날 유통되는 여섯 항목짜리 목록도 그 계보에 얹힌 최신판일 뿐이다.

그렇다면 남는 물음은 다른 것이 된다. 목록이 이미 충분히 정밀한데도 관리자가 자기 하루를 성과로 환산하지 못한다면, 부족한 것은 기술의 정밀도가 아니라 그 기술이 애초에 답할 수 없는 물음이 따로 있다는 뜻이다.

같은 활동 목록 위에서 승진하는 관리자와 성과를 내는 관리자가 갈린다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교의 프레드 루선스와 리처드 하지츠, 스튜어트 로젠크랜츠는 4년에 걸친 관찰 연구를 1988년 『실제 관리자들』이라는 책으로 냈다. 훈련된 관찰자가 관리자 44명을 자유롭게 따라다니며 행동을 기록해 범주 체계를 먼저 만들고, 그 체계를 450명이 넘는 관리자에게 적용했다. 도출된 범주는 넷이다. 계획과 의사결정과 통제를 묶은 전통적 관리, 정보를 주고받고 문서를 처리하는 소통, 동기 부여와 갈등 처리와 채용과 교육을 묶은 인사 관리, 그리고 사내외 사람들과 어울리며 관계를 만들고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네트워킹이다.

연구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다. 관리자를 두 기준으로 따로 줄 세웠다. 하나는 성공 지수로, 조직 내 직급을 재직 기간으로 나눠 승진이 얼마나 빨랐는지를 잰다. 다른 하나는 효과성 지수로, 부서의 성과와 부하 직원의 만족도 및 조직 몰입도를 함께 본다. 앞의 지수는 조직이 누구를 인정했는지를 재고, 뒤의 지수는 그 사람 밑에서 일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갔는지를 잰다.

두 줄은 겹치지 않았다. 승진이 빠른 상위 집단의 시간 배분에서 네트워킹이 차지한 몫은 48퍼센트였고, 인사 관리는 11퍼센트에 그쳤다. 효과성이 높은 집단에서는 순서가 뒤집혀 소통이 44퍼센트, 인사 관리가 26퍼센트였고 네트워킹은 11퍼센트로 내려갔다. 관리자 전체의 평균은 전통적 관리 32퍼센트, 소통 29퍼센트, 인사 관리 20퍼센트, 네트워킹 19퍼센트로, 어느 쪽 극단과도 닮지 않았다.

승진이 빨랐던 관리자네트워킹 48퍼센트, 소통 28퍼센트, 전통적 관리 13퍼센트, 인사 관리 11퍼센트. 승진 속도와 가장 강하게 붙어 있던 활동은 네트워킹이었다.
부서 성과가 좋았던 관리자소통 44퍼센트, 인사 관리 26퍼센트, 전통적 관리 19퍼센트, 네트워킹 11퍼센트. 부서 성과 및 부하 만족과 가장 강하게 붙어 있던 활동은 소통이었다.

이 결과가 활동 목록이라는 형식에 남기는 타격은 정확히 한 지점에 있다. 네 범주는 두 집단 모두를 빠짐없이 서술한다. 승진만 빠른 관리자도 네 가지를 다 하고, 팀을 잘 굴리는 관리자도 네 가지를 다 한다. 차이는 항목의 존재가 아니라 항목 사이의 배분에서 생기며, 목록은 그 배분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목록은 서술이지 처방이 아니다. 목록을 받아 든 관리자가 자기 하루를 여섯 칸에 나눠 담는 데 성공하더라도, 그 칸들 중 어디에 시간을 더 부어야 하는지는 목록 바깥에서 결정된다.

더 곤란한 것은 두 지수가 갈렸다는 사실 자체다. 조직이 보상하는 행동과 팀을 굴러가게 하는 행동이 다르다면, 관리자에게 그 일이 보이지 않을 뿐 가치 있다고 말해 주는 위로는 절반만 맞는 말이 된다. 보이지 않는 일 가운데 어떤 것은 실제로 팀의 성과를 만들고, 어떤 것은 본인의 다음 직함을 만든다. 두 종류를 가르는 선을 긋지 않은 채 활동을 통째로 정당화하면, 남는 결과는 관리자가 자기 시간 배분을 점검할 이유를 잃는 것이다.

상사 한 사람의 크기는 이미 숫자로 나와 있다

관리 업무가 측정 불가능하다는 인상도 데이터와 맞지 않는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에드워드 레이지어와 캐스린 쇼, 크리스토퍼 스탠턴은 기술 기반 서비스업 한 기업의 내부 자료로 상사 개인의 기여를 분리해 냈다. 2006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노동자 23,878명과 상사 1,940명이 짝지어졌고, 노동자 하루를 한 단위로 삼은 관측치는 570만 건을 넘었다. 결과는 2015년 『노동경제학 저널』에 실렸다.

추정 방법의 요령은 부하 직원의 이동에 있다. 같은 노동자가 여러 상사 밑을 거치면, 그 노동자의 개인 능력을 상수로 묶어 두고 상사가 바뀔 때 산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만 뽑아낼 수 있다. 이렇게 계산한 값을 상사의 부가가치라 부른다. 좋은 부하를 배정받은 덕에 실적이 좋아 보이는 효과를 걷어내는 장치인 셈이다.

추정된 격차는 작지 않았다. 상사 품질 하위 10퍼센트에 속한 사람을 상위 10퍼센트에 속한 사람으로 바꾸면, 9명짜리 팀에 인원을 한 명 더 넣는 것보다 팀 전체 산출이 더 늘었다. 시간당 산출로 환산하면 노동자 한 명당 평균 산출의 10퍼센트를 웃도는 차이다. 좋은 상사를 만난 노동자는 회사를 떠날 확률도 낮았다. 연구진은 별도의 기준을 적용해 평균적인 상사의 생산성이 평균적인 노동자의 약 1.75배에 해당한다고 추정했다.

이 추정이 성립한 조건은 좁다. 자료는 단일 기업의 4년치 기록이고, 대상 직무는 컴퓨터가 작업량을 자동으로 집계하는 반복 업무였다. 소프트웨어 개발처럼 산출의 정의부터 논쟁적인 일에 같은 절차를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다. 그래도 논점은 유지된다. 관리자의 기여는 부하의 이동과 산출 기록이 충분히 쌓인 조건에서 측정된다. 개별 관리자가 자기 기여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하루 단위로 그 기여를 귀속시킬 단위가 없다는 데 있다.

이 구분은 인텔의 앤드루 그로브가 1983년에 제시한 정의를 다시 읽게 만든다. 그로브는 관리자의 산출을 자기 조직의 산출에 자기가 영향을 미친 이웃 조직의 산출을 더한 값으로 규정했고, 여기서 지렛대라는 개념을 끌어냈다. 같은 시간을 들여도 많은 사람에게 닿는 활동, 오랜 기간 지속될 행동을 바꾸는 활동, 큰 집단의 작업을 좌우하는 정보를 공급하는 활동에서 지렛대가 커진다.

정의로서는 명료하지만 측정 절차로서는 비어 있다. 덧셈 기호는 두 항을 어떻게 잴지, 이웃 조직의 산출 가운데 어디까지가 자기 영향인지를 지정하지 않는다. 레이지어와 동료들이 상사 효과를 뽑아내려고 동원해야 했던 것은 부하의 이동이라는 자연 실험과 570만 건의 관측치였다. 관리자 개인이 자기 하루를 정리하며 같은 계산을 할 수는 없다. 지렛대라는 비유는 무엇을 늘려야 하는지를 알려 주지만, 늘렸는지 여부는 알려 주지 않는다.

개인 기여자의 산출도 실은 그만큼 잘 보이지 않는다

관리 업무를 옹호하는 논의는 거의 언제나 개인 기여자와의 대비 위에 서 있다. 개인 기여자는 관리 책임 없이 자기 전문 업무만 맡는 실무자를 가리키는 말로, 소프트웨어 조직에서는 개발자, 설계자, 시험 담당자 같은 직무가 여기 해당한다. 대비의 구도는 이렇다. 개인 기여자에게는 코드와 기능이라는 가시적 산출이 있고 관리자에게는 없다. 그런데 앞쪽 절반이 흔들린다.

개발자 사이의 생산성 격차를 다룬 최초의 실증 연구는 1968년 해럴드 색맨과 워런 에릭슨, 유진 그랜트가 『계간 ACM』에 실은 실험이다. 애초의 목적은 컴퓨터에 직접 접속해 작업하는 방식과 천공 카드를 제출하고 기다리는 방식 중 어느 쪽이 디버깅에 유리한지 비교하는 데 있었다. 부수적으로 얻은 결과가 훨씬 유명해졌다. 평균 7년 경력의 전문 프로그래머 사이에서 최고와 최저의 격차가 초기 코딩 시간에서 약 20배, 디버깅 시간에서 약 25배, 프로그램 크기에서 약 5배, 실행 속도에서 약 10배로 벌어졌다. 오늘날 통용되는 10배 개발자라는 표현의 출처가 여기다.

이 수치에는 방법론 문제가 붙어 있다. 저수준 언어로 작업한 참가자와 고수준 언어로 작업한 참가자의 기록이 한데 묶여 격차가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결함을 걷어내도 자릿수 단위의 개인차 자체는 남는다는 것이 이후의 평가다. 격차의 크기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그 격차를 확인한 조건이다. 개발자의 산출을 재려면 실험실에서 과제를 통일하고 시간을 계측해야 했다. 현업의 스프린트 보드에 붙어 있는 카드는 그런 계측이 아니다.

측정의 어려움은 최근 문헌에서 더 분명하게 정리됐다. 니콜 포스그렌을 비롯한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깃허브, 빅토리아대학교 연구진은 2021년 『ACM 큐』에 실은 글에서 개발 생산성을 단일 지표로 잴 수 없다고 못 박고, 만족도와 웰빙, 성과, 활동, 소통과 협업, 효율과 몰입의 다섯 차원을 함께 보라고 제안했다. 첫 글자를 딴 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틀의 핵심 주장은 코드 줄 수나 커밋 수처럼 세기 쉬운 값이 활동과 산출을 혼동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여기서 대비 구도가 무너진다. 스프린트 보드에서 관리자가 보지 못한다고 아쉬워하는 것은 산출이 아니라 활동이다. 병합된 변경분의 개수는 개발자가 무엇을 했는지를 센다. 개발자가 하루 끝에 느끼는 충족감의 근거도 자기 기여가 측정됐다는 확신보다는 활동이 셀 수 있는 형태로 남았다는 감각에 가깝다. 관리자에게 없는 것 역시 그 감각이다.

이렇게 보면 활동 목록 처방이 실제로 제공하는 효용도 다시 규정된다. 목록은 관리자의 성과를 드러내지 않는다. 관리자의 활동을 셀 수 있는 형태로 바꿔, 개발자가 보드에서 얻던 감각을 대체해 준다. 그것도 쓸모이기는 하다. 다만 성과 문제를 푼 것으로 오인되면, 이 대체물은 하루의 배분이 잘못돼 있을 때조차 충족감을 공급하게 된다.

누가 관리자가 되는지를 정하는 규칙이 목록보다 먼저 작동한다

활동 목록은 이미 관리자가 된 사람에게 주어진다. 그런데 관리의 품질을 좌우하는 결정은 그 앞 단계, 즉 누구를 관리자로 올릴지 정하는 자리에서 상당 부분 끝난다. 미네소타대학교의 앨런 벤슨,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의 대니엘 리, 예일대학교의 켈리 슈는 이 단계를 대규모 자료로 검증했다. 영업 성과 관리 소프트웨어를 쓰는 미국 기업들의 거래 기록을 활용한 연구로, 2018년 공개된 작업논문 단계의 표본은 기업 214곳과 영업직 53,035명이었고 그중 1,531명이 관리직으로 승진했다. 학술지 게재본은 2019년 『계간 경제학』에 실리며 표본을 기업 131곳으로 좁혔다.

영업직을 고른 이유는 실적이 금액으로 떨어져 개인 성과를 깨끗하게 잴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방향의 관계가 함께 추정됐다. 첫째, 상대 판매 실적이 두 배인 직원은 승진 확률이 기준 확률 대비 14.3퍼센트 높았다. 둘째, 승진 전 판매 실적이 두 배였던 관리자 밑에서는 부하 한 명당 판매가 7.5퍼센트 낮았다. 잘 파는 사람이 승진하고, 잘 팔던 사람일수록 부하를 못 팔게 만든다는 두 문장이 같은 자료에서 동시에 나온다.

승진 확률과 무관하면서 관리 성과는 잘 예측하는 변수도 확인됐다. 협업 경험, 즉 한 건의 거래를 다른 사람과 나눠 성사시킨 이력이다. 협업 경험이 두 배인 사람이 관리자가 되면 부하 성과가 15.8퍼센트 높아졌고, 한 번도 협업하지 않고 혼자 팔아 온 사람이 관리자가 되면 35퍼센트 낮아졌다. 그런데 협업 경험은 승진 확률을 거의 끌어올리지 못했다. 연구진이 관리 품질만 극대화하는 가상의 승진 규칙을 적용해 보니 부하 성과가 30퍼센트 더 나오는 것으로 계산됐다.

승진이 보는 변수와 성과가 따르는 변수

판매 실적은 승진 확률을 14.3퍼센트 끌어올리지만 관리 성과는 7.5퍼센트 떨어뜨린다. 협업 경험은 관리 성과를 15.8퍼센트 끌어올리지만 승진 확률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 기업이 실적 위주로 승진시키는 것을 실수로만 볼 수는 없다. 실적을 보상해야 남은 사람들이 실적을 내기 때문이며, 연구진은 관리 책임이 큰 자리일수록 기업들이 실제로 실적 가중치를 낮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같은 문제를 조직 안에서 정면으로 다룬 사례가 구글의 프로젝트 옥시전이다. 2008년 인사 부문이 시작한 이 조사는 관리자가 팀 성과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가설을 검증하려는 데서 출발했다. 창업 초기 문화에서 관리 계층은 잘해야 필요악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인사 평가와 직원 설문 등에서 관리자 관련 관측치 1만 건 이상, 변수 100개 이상을 모아 분석한 결과는 가설을 뒤집었다. 평가가 높은 관리자의 팀이 이직률과 만족도와 성과 모두에서 더 나았다.

조사가 도출한 것도 결국 목록이었다. 처음에는 8가지 행동, 2018년 재분석에서는 10가지로 늘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항목의 배치다. 기술 역량 보유는 여덟 번째에 놓였고, 나머지 대부분은 사람을 다루는 행동이다. 엔지니어링 조직에서 가장 뛰어난 엔지니어가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는 통념과 정확히 어긋나는 배치다.

그런데 이 목록이 다른 목록들과 갈라지는 지점은 결합 방식에 있다. 구글의 10가지 행동은 반기마다 돌아가는 관리자 피드백 설문에 문항으로 박혀 있다. 부하 직원이 익명으로 답하고, 그 결과가 관리자 개인에게 돌아간다. 즉 측정 장치에 붙어 있는 목록이다. 앞서 본 루선스의 두 지수 가운데 효과성 쪽 지수를 조직 안에 상설로 설치한 셈이며, 이때 비로소 목록은 관리자가 자기 배분을 점검할 근거가 된다. 문항이 없는 목록은 같은 문장을 담고 있어도 그런 근거를 만들지 못한다.

관리 활동 목록이라는 글 갈래가 왜 측정 쪽으로 잘 넘어가지 않는지도 여기서 설명된다. 이 갈래를 쓰는 사람은 주로 현직 관리자이고, 글이 유통되는 곳은 관리자 교육과 코칭과 구독형 소식지가 걸린 시장이다. 독자는 자기 하루가 정당화되기를 바라는 관리자다. 발화 위치가 이렇게 놓이면 강조점은 자연히 활동의 인정 쪽으로 기울고, 승진 규칙이나 상향 평가 제도처럼 개인이 바꿀 수 없는 층위는 시야에서 빠진다. 인격보다 배치의 문제다. 벤슨과 동료들의 자료가 가리키는 개선 지점은 승진 규칙의 가중치에 있는데, 그 층위는 목록을 읽는 사람의 권한 밖에 있다.

결론 — 목록은 관리 업무를 서술할 뿐 좋은 관리자를 가려내지 못한다

관리 업무가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은 원인을 산출물의 부재에서 찾고, 처방으로 활동 목록을 내놓는다. 세 갈래의 증거가 이 구도를 무너뜨린다. 첫째, 관리자의 하루는 파욜의 다섯 기능 이후 100년, 칼손과 민츠버그의 관찰 이후 70년 넘게 기록돼 왔다. 활동의 절반이 9분 안에 끝난다는 수치까지 나와 있는 마당에 기술의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는 어렵다. 둘째, 승진이 빠른 관리자와 부서 성과가 좋은 관리자는 같은 네 범주 안에서 정반대의 배분을 보였다. 목록은 두 유형을 똑같이 잘 서술하며, 바로 그래서 둘을 가르지 못한다. 셋째, 관리자의 기여 자체는 측정된 적이 있다. 부하의 이동 기록이 충분히 쌓인 자료에서 하위 10퍼센트와 상위 10퍼센트 상사의 격차는 9명 팀에 한 명을 더 넣는 것보다 컸다.

대비항으로 놓이던 개인 기여자 쪽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개발자 생산성을 단일 지표로 잴 수 없다는 것은 이 분야의 표준적 결론이고, 보드에 쌓이는 카드가 세는 것도 활동이다. 그러므로 관리자에게 없는 것은 측정된 성과가 아니라 활동을 세는 감각이며, 활동 목록은 정확히 그 감각을 복원해 주는 장치다. 목록의 효용을 여기까지로 한정하면 오해가 줄어든다. 목록은 하루를 정리해 주지만 하루가 잘 쓰였는지는 판정하지 않는다. 판정에 필요한 것은 부하 직원이 답하는 문항이나 부하의 이동을 추적하는 자료처럼, 목록 바깥에 설치되는 측정 장치다.

정리되지 않은 채 남는 문제도 있다. 상사 효과를 뽑아낸 자료는 산출이 자동 집계되는 반복 업무였고, 승진 규칙을 검증한 자료는 실적이 금액으로 떨어지는 영업직이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처럼 팀 산출의 정의부터 다투는 영역에서 같은 크기의 효과가 확인될지는 아직 열려 있다. 상향 평가를 상설화한 조직에서도 문항이 실제로 재는 것이 관리 품질인지, 관리자에 대한 호감인지를 가르는 문제가 남는다. 그리고 승진 규칙의 가중치를 옮기는 결정은 개별 관리자의 손이 닿는 층위에 있지 않다. 활동 목록이 반복해서 다시 쓰이는 이유의 일부는, 손이 닿는 층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