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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안무의 저작권 — 마사 그레이엄의 춤 70편이 흩어진 자리에 있던 것은 서류와 고용 관계였다

2026년 8월 18일

무용을 두고 오래 되풀이되는 설명이 하나 있다. 춤은 몸이 멈추는 순간 사라지므로 종이에 붙들 수 없고, 저작권은 붙들린 것만 보호하니 무용은 애초에 법의 그물을 빠져나간다고 한다. 무용가들이 실제로 겪는 곤란과 얼추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이 설명은 널리 통용된다.

그런데 판결문을 펼치면 사정이 달라진다. 미국 현대무용의 창시자로 불리는 마사 그레이엄(Martha Graham, 1894~1991)이 남긴 춤의 주인을 가린 2002년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판결에서, 다툼의 대상이 된 70편 가운데 어느 하나도 '기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권리를 잃지 않았다. 9편은 공표할 때 법이 요구하는 저작권 표시를 붙였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아 주인이 정해지지 않았고, 45편은 그레이엄이 센터에 고용된 처지였다는 이유로 센터에 넘어갔다. 춤의 덧없음이 아니라 등록 서류와 고용 관계가 결과를 갈랐다.

이 글이 따라가는 것은 그 어긋남이다. 안무가 저작물 목록에 오르기까지의 내력, 그레이엄의 춤이 흩어진 실제 경로, 정지 사진 한 장이 안무를 침해할 수 있는지를 다툰 1986년 판결, 4박자짜리 게임 동작이 작품인지를 두고 2019년과 2023년에 갈린 판단을 차례로 본다. 그 끝에서 드러나는 것은 무용과 저작권 사이의 마찰이 기록의 불가능보다 보호 단위의 크기와 종류에 걸려 있다는 점이다. 저작권은 '작품'이라는 덩어리를 세는 법이고, 무용이 실제로 존재하는 방식은 몸에서 몸으로 넘어가는 전승이다. 이 둘이 어긋나는 자리마다 소송이 생겼다.

그레이엄의 춤 70편이 2002년에 주인을 배정받았다

마사 그레이엄은 1894년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나 1991년 뉴욕에서 96세로 사망했다. 골반에서 시작되는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축으로 삼은 동작 체계를 만들어 20세기 무용의 어휘를 바꾸어 놓았고, 마사 그레이엄 무용단은 그가 남긴 작품을 181편으로 집계한다. 소송에서 다투어진 70편은 그 목록에서 사망 시점에 권리 주장이 살아 있던 부분만 추린 것이다. 두 숫자를 겹쳐 놓고 "70편 중 절반도 남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하면 소송의 규모와 작품의 소실을 뒤섞게 된다.

1989년에 작성된 유언에서 그레이엄은 자신의 유산과 저작물에 관한 권리를 로널드 프로타스(Ronald Protas)에게 남겼다. 프로타스는 1967년 그레이엄을 만났고 1972년부터 무용단 조직의 직원으로 일했다. 무용수도 교사도 아니었다.

여기서 등장하는 기관이 둘이다. 마사 그레이엄 현대무용센터는 1948년에 세워진 비영리 법인으로 무용단 운영과 공연 제작을 맡았고, 마사 그레이엄 현대무용학교는 1956년에 법인이 되어 교육을 맡았다. 법원은 그레이엄이 1956년부터 사망할 때까지 이 두 법인에 고용된 상태였다고 인정했다. 창작자가 자기 이름을 딴 기관의 피고용인이었다는 사실이 뒤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2000년 6월 센터 이사회는 프로타스를 이사직에서 해임했다. 그러자 그는 그해 7월부터 그레이엄의 춤 40편을 미공표 저작물로 등록 신청해 30편의 등록증을 받았다. 센터는 2001년 1월에야 15편을 신청해 12편의 등록증과 3편의 갱신등록증을 받았다. 저작권 등록부는 누가 먼저 신청했는지를 적는 장부여서 이렇게 경합하는 등록증이 쌓였다. 8편에 대해서는 양쪽이 각기 등록증을 들고 있었다.

2001년 1월 프로타스 측은 센터와 학교를 상대로 상표권과 저작권 침해 소송을 냈고, '마사 그레이엄'이라는 이름의 사용을 막아 달라는 가처분도 함께 구했다. 그해 초 열린 변론에서 지방법원은 그레이엄이 생전에 자기 이름을 센터에 넘겼다고 판단해 가처분을 기각했고, 항소심도 이를 유지했다. 저작권 부분은 별도의 재판으로 이어져 2002년 8월 23일 판단이 나왔고 11월 4일에 판결이 확정 형태로 선고되었다. 담당은 미리엄 골드먼 세더바움(Miriam Goldman Cedarbaum) 판사였고 판결문은 107쪽이었다.

결과는 다음과 같이 갈렸다.

2002년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이 그레이엄의 춤 70편을 처리한 내역
귀속편수이유
센터18그레이엄이 생전에 권리를 센터에 넘긴 것으로 인정
센터27고용 기간에 만든 업무상저작물(1909년법 16편, 1976년법 11편)
퍼블릭 도메인10권리 소멸. 이 가운데 2편은 제3자 위촉작
미정5위촉작. 위촉자의 의사를 양쪽 다 증명하지 못함
미정9공표작. 법정 저작권 표시를 증명하지 못함
프로타스1「세라픽 다이얼로그」의 갱신기간에 한정

2004년 8월 제2연방항소법원은 이 판결을 큰 틀에서 유지하면서 세 갈래를 되돌려 보냈다. 1956년부터 1965년 사이에 만들어진 미공표작 7편을 업무상저작물로 본 판단을 파기했고, 「아크로바츠 오브 갓」에 관한 판단을 뒤집었으며, 「프레스코스」에서 갈라져 나온 부분이 별개의 춤인지를 다시 살피라고 했다. 프로타스 측은 2005년 3월 신탁 반환금 282,462.44달러를 센터에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춤이 저작물 목록에 오르기까지 — 1952년의 마이크로필름과 1976년 개정

미국 저작권법이 안무를 독립된 저작물 종류로 적어 넣은 것은 1976년 개정 때다. 그 전에 시행되던 1909년법에는 안무라는 항목이 아예 없었다. 무용은 극적 저작물(dramatic composition), 곧 연극의 일종으로만 등록할 수 있었고, 이야기를 전하거나 감정을 전개하거나 극적 관념을 담아야 보호 대상이 되었다. 줄거리 없이 움직임만으로 구성된 추상 무용은 등록할 길이 막혀 있었다.

이 벽을 처음 넘은 사람은 독일 태생의 안무가 하냐 홀름(Hanya Holm)이다. 홀름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의 안무를 라반노테이션 악보로 옮겨 마이크로필름에 담아 제출했고, 1952년 2월 25일 등록번호 DU30088으로 등록을 받았다. 미국에서 안무가 저작권 등록을 받은 첫 사례였다. 등록 형식은 여전히 '드라마'였다. 이야기를 가진 뮤지컬 안무였기 때문에 1909년법의 좁은 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라반노테이션은 헝가리 출신 무용이론가 루돌프 라반(Rudolf Laban)이 만든 기보법이다. 세로로 긴 오선 위에 기호를 배치해 신체 부위, 방향, 높낮이, 지속 시간을 적는다. 악보가 소리를 적듯이 움직임을 적는 체계인데, 읽고 쓰는 데 별도의 훈련이 필요해서 널리 쓰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법정에서는 충분했다. 종이에 남았기 때문이다.

1961년 저작권청은 의회에 낸 개정 보고서에서 서사가 있는 발레에 더해 추상 무용도 보호하도록 법을 고칠 것을 권고했다. 그 권고가 반영된 것이 1976년법 제102조다.

Copyright protection subsists, in accordance with this title, in original works of authorship fixed in any tangible medium of expression, now known or later developed, from which they can be perceived, reproduced, or otherwise communicated, either directly or with the aid of a machine or device. Works of authorship include the following categories: … (4) pantomimes and choreographic works.

저작권 보호는 이 편에 따라, 지금 알려져 있거나 앞으로 개발될 유형의 표현 매체에 고정된 독창적 저작물에 미친다. 그 매체에서 저작물은 직접적으로든 기계나 장치의 도움을 받아서든 지각·복제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저작물에는 다음 종류가 포함된다. … (4) 무언극 및 안무저작물.

미국 저작권법 제102조 (a)항, 17 U.S.C. §102(a)

여기서 조건은 둘이다. 독창성이 있을 것, 그리고 유형의 표현 매체에 고정될 것. 뒤엣것이 이른바 고정 요건이다. 무용을 법 밖으로 밀어낸다고 지목되는 조항이 여기 있다.

고정 요건은 춤을 밀어내지 않았다

고정 요건이 요구하는 수준은 낮다. 다시 지각할 수 있는 형태로 고착되면 충족된다. 영상 녹화도 고정이고, 기보 악보도 고정이다. 1976년 개정을 준비하며 하원이 낸 보고서는 즉흥 연기나 녹화되지 않은 안무처럼 고정되지 않은 창작물이 연방 저작권의 대상은 아니지만 주(州)의 보통법에 따른 보호는 계속 받는다고 적었다. 고정은 연방 등록으로 들어가는 문턱이지 예술 형식을 가려내는 체가 아니다.

실제로 조지 발란신(George Balanchine)은 1981년 12월 「호두까기 인형」의 안무를 등록하면서 뉴욕시티발레단의 총연습 영상을 기탁물로 냈다. 카메라 한 대면 충족되는 요건이었다. 그렇다면 그레이엄의 춤들은 왜 흩어졌는가.

1909년법은 권리를 유지하려면 절차를 밟으라고 요구했다. 공표할 때 저작권 표시를 붙여야 했고, 첫 보호기간이 끝나면 갱신 등록을 해야 뒤의 기간이 이어졌다. 이 방식주의를 어기면 권리가 소멸했다. 2002년 판결에서 9편의 귀속이 정해지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춤들은 공표되었는데 법정 표시를 붙였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 프로타스가 유일하게 얻어낸 「세라픽 다이얼로그」도 권리 범위가 갱신기간에 그쳤다.

'고정'이라는 말이 두 군데에서 다르게 쓰인다

무용 논의에서 고정은 흔히 "춤을 남길 수 있는가"라는 뜻으로 쓰인다. 법에서 고정은 "지각 가능한 매체에 담겼는가"라는 훨씬 낮은 문턱을 가리키고, 권리의 존속을 실제로 좌우한 것은 그 옆에 있던 등록·표시·갱신이라는 절차 요건이었다. 앞의 뜻으로 뒤의 결과를 설명하면 원인을 잘못 짚는다.

남은 45편이 센터로 간 이유도 무용의 성질과 무관하다. 미국 저작권법의 업무상저작물 법리는 피용자가 직무 범위에서 만든 저작물의 저작자를 사용자로 본다. 소프트웨어 회사 소속 개발자가 쓴 코드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조항이다. 그레이엄은 자기 이름을 딴 법인에 고용되어 급여를 받으며 안무를 만들었고, 무대장치와 의상 비용도 그 법인이 댔다. 법은 이 관계를 고용으로 읽었다. 그 결과 창작한 사람과 법이 말하는 저작자가 갈라졌다. 저작권법에서 저작자는 권리가 귀속되는 자리를 가리키는 낱말이다.

저작권이 담지 못한 것은 기법이었고, 그래서 상표로 갔다

1993년 프로타스는 '마사 그레이엄'과 '마사 그레이엄 테크닉'을 상표로 등록 신청했다. 저작권 소송이 아직 시작되기 전이었다. 왜 상표였는가.

저작권은 작품을 보호하되 방법을 보호하지 않는다. 제102조 (b)항은 착상, 절차, 공정, 체계, 운용 방법, 개념, 원리, 발견에는 저작권이 미치지 않는다고 못 박는다. 그레이엄 테크닉은 하나의 공연이 아닌 몸을 쓰는 훈련 체계다. 수축에서 시작해 이완으로 풀리는 호흡, 바닥에서 일어나는 순서, 골반의 위치. 이것들은 교실에서 교사의 몸을 통해 학생의 몸으로 넘어간다. 아무리 오래 다듬어진 것이라도 저작권 목록에 넣을 항목이 없다.

그래서 이름을 잡으려는 시도가 나온다. 상표는 출처를 표시하는 표지를 보호하므로, '마사 그레이엄 테크닉'이라는 명칭을 독점하면 그 명칭으로 가르치는 행위를 통제할 수 있다. 2001년 학교가 그 이름으로 수업을 재개하자 프로타스 측은 소송을 걸었다. 법원은 그레이엄이 생전에 자기 이름을 센터에 넘겼다고 판단해 청구를 물리쳤다.

이 대목이 보여 주는 것은 저작권의 실패라기보다 저작권의 범위다. 무용에서 실제로 값나가는 자산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개별 작품이고 다른 하나는 그 작품들을 상연할 수 있는 몸의 축적이다. 저작권 제도는 앞엣것만 센다. 뒤엣것을 붙잡으려면 상표나 계약처럼 다른 법 도구를 끌어와야 하고, 그 도구들은 영업 표지와 거래의 논리로 짜여 있다. 그레이엄 사건에서 소송이 상표에서 시작해 저작권으로 옮아간 순서 자체가 그 사정을 드러낸다.

정지 사진 한 장이 안무를 침해할 수 있는가

고정 요건보다 훨씬 흥미로운 다툼은 침해 판단 쪽에서 벌어졌다. 1985년 발란신의 유언집행인 바버라 호건(Barbara Horgan)은 「호두까기 인형」의 공연 사진 60장을 실은 어린이용 책의 출판을 막아 달라며 출판사 맥밀런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지방법원의 리처드 오언 판사는 청구를 기각했다. 안무는 스텝의 흐름인데 정지 사진은 특정 순간의 자세만 붙잡을 뿐이고, 그 사진들로는 공연을 재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판사는 각주에 비유를 달았다. 교향곡에서 25번째 화음마다 하나씩 뽑아 적은 문서로 그 교향곡을 재현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 논리는 "춤은 붙잡히지 않는다"는 통념의 법정판이다. 그리고 1986년 4월 제2연방항소법원은 그것을 물리쳤다. 침해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원작을 복제물로부터 재현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복제물이 원작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냐라는 것이다. 매체가 다른 경우 재현은 대개 불가능하지만 그것이 방어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고 원작 소설을 복원할 수 없다는 사실이 영화의 침해 주장을 막지 못하는 것과 같다.

항소심은 사진이 전달하는 정보의 양도 지방법원이 지나치게 좁게 보았다고 했다. 문제의 책에는 「호두까기 인형」의 '슈거 케인' 군무 사진이 두 면에 걸쳐 실려 있었다. 무용수들은 큰 굴렁쇠를 머리 위로 들고 바닥에서 30센티미터 이상 떠 있고, 한 사람은 앞으로 내민 굴렁쇠를 통과하며 두 다리를 무대와 평행하게 뻗고 있다. 보는 사람은 중력의 이치만으로도 그 직전에 도약이 있었고 직후에 착지가 있으리라는 것을 안다. 한 장의 정지 사진이 앞뒤의 순간을 불러온다.

Choreography represents a related series of dance movements and patterns organized into a coherent whole.

안무란 서로 연관된 일련의 무용 동작과 형태가 하나의 정합적 전체로 조직된 것을 가리킨다.

미국 저작권청 실무편람(Compendium II, 1984) 제450.03조 (a)항. Horgan v. Macmillan, 789 F.2d 157, 161 (2d Cir. 1986)에 인용됨

같은 편람은 사교춤 스텝과 단순한 루틴은 저작권 대상이 아니라고 적으면서 왈츠의 기본 스텝, 허슬 스텝, 클래식 발레의 2번 자세를 예로 든다. 다만 그런 동작을 안무 안에 넣는 것 자체는 막지 않는다. 낱말이 작가의 재료인 것처럼 개별 스텝은 안무가의 재료라고 적는다. 이 구분이 30년 뒤 게임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들에서 다시 쟁점이 된다.

4박자짜리 동작은 작품인가 — 2019년의 등록 거절과 2023년의 판결

2018년 말부터 여러 무용가와 연예인이 에픽게임즈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게임 「포트나이트」의 이모트, 곧 게임 속 인물이 취하는 짧은 춤 동작을 유료로 팔면서 자기들의 춤을 가져다 썼다는 주장이었다. 원고 가운데는 1990년대 시트콤에서 이른바 '칼턴' 춤으로 알려진 알폰소 리베이로(Alfonso Ribeiro)가 있었다.

2019년 1월 22일 미국 저작권청 공연예술과는 리베이로의 등록 신청을 거절했다. 심사관은 신청 대상을 세 개의 스텝으로 이루어진 단순 루틴으로 판단했다. 엉덩이를 흔들며 좌우로 옮겨 딛고 팔을 과장되게 젓는 동작, 다리와 팔을 함께 여닫으며 양옆으로 두 걸음씩 옮기는 동작, 발을 멈춘 채 한 손을 머리 위에서 가슴 높이로 내리며 손가락을 떠는 동작. 세 동작의 조합은 안무저작물로 등록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심사관은 그 동작에 창작적 요소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이 판단과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사교춤 동작과 단순 루틴은 창작성의 양에 관계없이 안무저작물의 범주 밖이기 때문이다.

4년 뒤 다른 방향의 판단이 나왔다. 안무가 카일 하나가미(Kyle Hanagami)는 2017년 11월 찰리 푸스의 곡 「하우 롱」에 맞춘 5분짜리 안무 영상을 공개했다. 96카운트를 다섯 사람이 이어 추는 구성으로 전체 480카운트였다. 2021년 2월 저작권 등록을 받았고, 에픽게임즈가 2020년 8월 내놓은 16카운트짜리 이모트 가운데 4카운트가 자기 안무를 베꼈다며 2022년 소송을 냈다.

1심은 각하했다. 개별 포즈는 보호받지 못하고, 문제의 부분은 짧으며 전체 안무의 작은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2023년 11월 1일 제9연방항소법원은 이를 파기했다. 안무를 포즈의 나열로 환원하는 접근은 다른 예술 형식을 다루는 방식과 어긋난다고 했다. 재판부는 안무를 이루는 요소로 신체의 위치, 형태, 동작, 전환, 공간의 사용, 타이밍, 정지, 에너지, 카논, 모티프, 대비, 반복을 열거했다. 개별 음이 보호받지 못한다고 해서 선율이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개별 동작이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만으로 그 선택과 배열까지 걸러낼 수는 없다는 논리다. 복제된 분량이 짧다는 점도 각하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했다. 분량보다 질적 중요성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항소심은 안무저작물이 넓은 보호를 받는지 좁은 보호에 그치는지는 판단하지 않고 1심에 미루었다. 그리고 2024년 2월 15일 양측이 합의해 소가 취하되면서 본안 판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짧은 안무의 보호 범위를 정면으로 다룬 판결은 아직 없다.

등록 거절과 파기 환송이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둘은 다른 질문에 답한다. 저작권청은 무엇을 등록부에 올릴지를 정하고, 법원은 무엇을 베낀 것으로 볼지를 정한다. 등록 심사관의 판단은 법원을 구속하지 않는다. 리베이로의 신청이 거절된 것은 세 동작만 제출했기 때문이고, 하나가미의 청구가 살아난 것은 480카운트짜리 등록물을 두고 그 안의 4카운트를 다툰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4초라도 무엇의 일부로 제시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여기서 다투어지는 것은 춤이 기록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권리의 단위를 어디서 끊느냐다.

한국법에서는 고정도 필요 없고 고용 요건도 다르다

한국 저작권법은 제4조 제1항 제3호에서 저작물의 예시로 "연극 및 무용·무언극 그 밖의 연극저작물"을 든다. 무용은 연극저작물의 한 갈래로 처음부터 목록에 들어 있다.

더 큰 차이는 고정 요건이다. 한국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할 뿐 매체에 고정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즉흥으로 춘 춤도 창작성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저작물이 된다. 미국법에서 연방 보호의 문턱이 되는 요건이 한국법에는 없다.

등록의 지위도 다르다. 한국에서 저작권 등록은 대항 요건이자 추정 규정이며 권리의 발생 요건은 아니다. 등록하지 않아도 권리는 창작과 동시에 생기고, 갱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멸하지도 않는다. 그레이엄의 춤 9편이 표시 누락으로 귀속 미정에 빠진 것과 같은 사고는 한국법 아래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안무의 창작성을 정면으로 인정한 판단도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2012년 10월 24일 선고한 이른바 '샤이보이' 안무 사건에서, 기존의 댄스 장르에 흔한 동작이 섞여 있더라도 곡의 흐름과 가사 진행에 맞게 재구성되고 구성원의 역할과 동선이 유기적으로 짜여 하나의 작품으로 인식된다면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개별 동작보다 조합과 배열에서 창작성을 찾는다는 점에서 2023년 제9연방항소법원의 접근과 결이 같다.

같은 사실관계를 한국법에 올려놓으면 결론이 갈릴 여지도 있다. 제9조의 업무상저작물 규정은 법인이 저작자가 되기 위해 다섯 가지를 모두 요구한다. 법인의 기획일 것,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작성할 것, 업무상 작성일 것, 법인의 이름으로 공표될 것, 계약이나 근무규칙에 다른 정함이 없을 것. 이 가운데 넷째가 관건이다. 그레이엄의 춤은 언제나 '마사 그레이엄'의 이름으로 공연되고 발표되었다. 법인 명의 공표라는 요건을 그대로 적용하면 센터가 저작자가 되기는 어렵다. 미국의 업무상저작물 법리가 사용자의 통제와 급여 지급에 무게를 두는 데 비해, 한국법은 공표에 누구의 이름이 걸렸는지를 따로 묻는다.

결론 — 무용의 저작권 문제는 기록의 불가능이 아니라 보호 단위의 문제다

세 갈래의 사실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그레이엄의 춤 70편이 흩어진 자리에서 실제로 작동한 것은 1909년법의 표시와 갱신 절차, 그리고 창작자를 피용자로 읽은 고용 관계였다. 정지 사진이 안무를 침해할 수 없다는 1심의 논리, 곧 통념이 법정에서 가장 뚜렷하게 표현된 문장은 1986년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그리고 2019년의 등록 거절과 2023년의 파기 환송 사이에서 다투어진 것은 춤이 남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권리를 몇 카운트 단위로 끊을 것인가였다. 기록의 불가능은 세 자리 어디에서도 결정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용이 저작권 안에 편안히 들어앉는 것은 아니다. 쟁점은 무엇을 본체로 보느냐에 있다. 개별 작품을 본체로 보면 제도는 무리 없이 굴러간다. 영상으로 고정하고, 등록하고, 실질적 유사성으로 침해를 가린다. 무용의 존재 방식을 몸에서 몸으로 넘어가는 전승과 훈련 체계로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그레이엄 테크닉에는 저작권이 붙을 항목이 없어서 상표로 우회해야 했고, 그 우회는 창작의 논리에 영업 표지의 논리를 끌어들였다. 저작권이 무용을 다루지 못한다는 말은 이 두 번째 층위에서만 정확하다.

남는 물음은 짧은 안무의 보호 단위다. 15초짜리 영상이 유통의 기본 단위가 된 환경에서 리베이로의 세 동작과 하나가미의 4카운트 사이 어디에 선을 그을 것인지는 아직 판례로 확정되지 않았다. 하나가미 사건이 합의로 끝나 본안 판단이 나오지 않았으므로, 제9연방항소법원이 남긴 것은 요소의 목록과 각하 기준뿐이다. 선이 정해지는 방식에 따라 안무가에게 돌아가는 몫은 크게 달라진다. 한편 한국법은 고정 요건이 없고 등록도 효력 요건이 아니어서 미국이 겪은 종류의 절차적 소멸을 겪지 않지만, 업무상저작물의 명의 공표 요건이 소속 안무가의 작품에 어떻게 적용될지는 아직 판례가 얇다.

본문에 인용한 영어 조문과 편람 구절의 한국어 번역은 직접 옮겼다. 미국 판결의 사건 표시와 인용 위치는 본문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