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사료와 유물로 과거를 다시 읽는 긴 호흡의 글
에덴동산의 위치를 찾는 시도들 — 페르시아만 침수설과 괴베클리 테페와 기자 피라미드설이 각각 어디서 멈추는가
창세기 2장은 네 강의 이름까지 대며 에덴의 자리를 일러 준다. 그 기술을 지도에 맞춰 보려는 작업이 2000년 가까이 이어지며 페르시아만의 해수면 곡선과 아라비아반도의 마른 물길 같은 자료를 남겼지만, 정작 에덴은 나오지 않았다.
괴베클리 테페 연구사 30년 — '최초의 신전' 가설을 수정한 쪽은 비판자가 아니라 발굴단이었다
1963년 지표조사부터 2026년 발굴까지, 이 유적의 지배적 해석이 어떻게 세워지고 어떻게 수정되었는지를 정리한다. 편년과 매몰 원인과 인과 주장을 바꾼 쪽은 외부 비판자가 아니라 발굴단 자신이었다.
괴베클리 테페와 농경의 기원 — 이 유적이 증명한 것은 농경이 문명의 전제가 아니었다는 부정 명제뿐이다
이 유적에서는 가축의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재배 곡물도 늦은 층에서 산발적으로만 나온다. 순화가 실제로 일어난 시점과 장소는 따로 있으며, 종교가 농경을 촉발했다는 인과는 자료로 지지되지 않는다.
괴베클리 테페의 미발굴 구역 — 지구물리탐사가 그린 지도와 발굴을 서두르지 않는 이유
지구물리탐사는 언덕 전역에 거대 구조물 최소 20개가 더 있다고 가리킨다. 발굴이 느린 이유는 은폐가 아니라 층위가 한 번 걷어내면 사라진다는 사실과 분석 기법이 계속 바뀐다는 판단에 있다.
이집트 열 재앙과 고고학 — 무엇이 확인되고 무엇이 확인되지 않으며, 이푸웨르 파피루스는 왜 근거가 되지 못하는가
삼각주에 셈족이 살았다는 것은 물증으로 확인되고 재앙이 일어났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는다. 그 사이를 메우려고 가장 자주 동원되는 이푸웨르 파피루스는 재난 보도가 아닌 중왕국 애가 문학이다.
열 재앙을 자연현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 — 호르트의 연쇄 가설과 테라 화산 연대가 각각 어디서 무너지는가
나일강의 이상 범람 하나로 아홉 재앙을 잇는 설명이 60년 넘게 인용되어 왔다. 그 연쇄를 떠받치는 조류는 붉지 않고, 열째 재앙은 성경 본문을 고쳐야 들어맞으며, 방아쇠로 지목되는 화산은 연대가 맞지 않는다.
텔 엘다바 발굴이 보여 주는 것 — 삼각주의 셈족 도시, 치아 속 스트론튬, 그리고 힉소스 축출 기록과 어긋나는 지층
나일 삼각주 동부의 한 유적에서 500년치 지층이 끊기지 않고 나왔다. 서셈족 주민의 정착과 집권 과정은 확인되지만, 이집트 문헌이 전하는 정복과 축출은 지층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야곱·요셉과 힉소스 동일시 — 요세푸스의 등식, 야쿠브-하르 인장, 아바리스 발굴이 실제로 보여주는 것
창세기의 야곱과 요셉을 이집트의 힉소스 왕조와 겹쳐 읽는 설명이 어디서 성립하고 어디서 무너지는지, 아바리스 발굴·스카라베 인장·성경 본문의 연대 수치를 차례로 대조한다.
길가메시의 실존 근거와 서사시가 만들어진 과정 — 수메르 왕명록의 네 줄에서 2014년에 늘어난 스무 행까지
동시대 기록 한 점 없는 왕의 실존을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 증거를 하나씩 검토하고, 우르 제3왕조의 정통성 사업에서 신레키운닌니의 표준판, 2014년에 20행이 늘어난 제5서판까지 이 텍스트가 편집되어 온 이력을 정리한다.
성씨 가짓수를 가른 것은 전통이 아니라 등록 제도다 — 한국·일본·유럽·아랍·아프리카의 성씨 비교
김·이·박이 인구의 45%를 덮는 나라와 성씨가 10만을 넘는 나라의 차이는 민족성이 아니라, 국가가 전 인구에게 성씨를 등록시킨 짧은 순간에 어떤 규칙을 걸었는지에서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