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ities
사람과 가치를 다룬 긴 호흡의 글
창세기 1장의 하늘은 어떤 물건인가 — 라키아의 어근과 번역사, 그리고 창조 논쟁이 건너뛰는 층
둘째 날에 만들어지는 라키아의 어근은 금속을 두들겨 펴는 동작을 뜻하고, 칠십인역과 라틴어역은 이를 단단한 것으로 옮겼다. 위의 물과 하늘의 창과 땅의 기둥이 하나의 3층 구조를 이룬다. 엿새 논쟁은 이 층을 지나친 채 시작한다.
수렵채집 사회에 종교가 있었는가 — 농경 기원설이 실제로 주장하는 것과 그 검증 상태
종교가 농경과 함께 생겨났다는 설명은 학계 가설을 크게 확대한 형태다. 원래 가설의 대상은 도덕을 감시하는 신이라는 특정 관념이며, 그 축소된 형태조차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
종교라는 범주는 언제 만들어졌는가 — 라틴어 렐리기오에서 근대의 '세계 종교'까지
종교는 보편 범주가 아니라 근세 유럽에서 만들어진 분류라는 연구가 쌓여 있다. 키케로와 락탄티우스의 어원 논쟁부터 메이지 일본의 조약 협상까지 그 범주가 만들어진 경로를 따라간다.
의례가 먼저인가 믿음이 먼저인가 — 종교를 신조로 재는 습관과 그것을 흔드는 자료
종교를 무엇을 믿느냐로 재는 틀은 근대 서구에서 굳어진 관행이다. 74개 문화의 의례 645건을 코딩한 비교 자료와 모리셔스 현장 실험은 의례 쪽이 앞선다는 방향을 가리킨다.
종교의 진화과학은 얼마나 단단한가 — 네이처 논문 철회와 점화 실험 논쟁이 드러낸 것
신이 협력을 감시했다는 설명을 떠받치던 심리 실험과 역사 자료 분석은 지난 10년 사이에 각각 재분석과 철회를 겪었다. 가설이 틀렸다기보다 확정된 것으로 다룰 수 없다는 뜻이다.
종교는 줄어드는가 — 실존적 안전 가설과 2007년 이후의 반전, 그리고 인구 전망이 가리키는 반대 방향
개인의 태도를 재면 세계 대부분에서 종교성이 빠르게 줄고 있다. 인구 구성을 재면 종교 인구의 비율이 오히려 늘 것으로 전망된다. 두 자료는 서로 다른 층위를 재고 있다.
기원 설명은 진리 주장을 결정하는가 — 발생론적 오류와 진화적 폭로 논증의 구조
종교 관념의 인지적 기원을 설명하면 그 관념이 거짓이라는 결론이 따라 나오는가. 베이즈로 계산하면 비진리추적 과정은 사후확률에 아무 영향도 주지 않는다.
원죄 교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 로마서 5장 12절의 번역, 아우구스티누스와 펠라기우스, 그리고 동방이 택한 다른 길
창세기 3장에는 사탄도 원죄도 없다. 뱀과 사탄의 동일시는 제2성전기에 이루어지고, 서방 교회의 교리는 로마서 5장 12절의 라틴어 번역과 유아 세례 관행 위에서 확정된다. 같은 본문을 그리스어로 읽은 동방은 다른 결론에 이르렀다.
히브리 성경의 본문은 하나가 아니었다 — 쿰란이 드러낸 세 계열과 예레미야서의 두 판본
사해 사본은 전승의 안정성과 본문의 복수성을 동시에 보여 준다. 예레미야서는 분량이 8분의 1 차이 나는 두 판본으로 남아 있고, 사마리아 오경은 시제 하나로 예배 장소를 다르게 주장한다. 표준화는 본문이 기록된 뒤 수백 년 지나 일어났다.
노아 홍수 이야기와 메소포타미아 홍수 전승 — 1872년 해독 이후 무엇이 확정되고 무엇이 미결로 남았는가
성경보다 앞선 점토판에 방주와 새를 날려 보내는 장면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150년 전에 확정됐다. 확정되지 않은 것은 차용의 경로이며, 우르의 진흙층과 흑해 범람 가설은 각각 연대 불일치와 물길 방향에서 멈춰 섰다.